금융소비자보호법 오늘부터 시행...금융권 ‘총력준비’

금융소비자보호법 오늘부터 시행...금융권 ‘총력준비’

소비자 권리 보호 위해 조직개편·고객패널 강화 진행

기사승인 2021-03-25 06:10:07
사진=금융위원회 블로그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25일자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다. 금소법은 펀드를 대표로 하는 6대 판매규제 적용 대상들이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며 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사의 책임을 대폭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특히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경우 이전처럼 소비자 책임으로 돌리기가 불가능해진 만큼 금융사들은 소비자 권리 강화를 위한 조직정비를 비롯해 임직원 교육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중은행, 금소법 위해 조직개편·임직원 교육 ‘분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소법 시행을 맞아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객 상담 녹취 및 상품 설명 교육 강화 등 소비자 보호 프로세스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가장 먼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7일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그룹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소비자보호 강화 및 고객중심경영 선포식’을 개최하고, 고객중심경영 실천을 약속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 및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임명하고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법 시행에 맞춰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현황 점검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또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지난 1월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 다짐’ 행사를 진행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 다짐문’을 낭독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금소법 대비를 위한 임직원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은행내 지식 정보 공유 플랫폼 ‘위튜브’를 통해 금소법의 주요 내용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영업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경험 모바일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카드업계 “고객 소리 듣겠다”…‘소비자 참여형’ 대응방안 마련

카드업계의 경우 기존부터 운영해오던 ‘고객 참여형’ 민원 시스템 등을 개편하고 주요 영업채널인 카드 모집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강화를 통해 금소법을 준비했다.

가장 먼저 신한카드는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연간 5만건에 달하는 ‘고객의 소리(VOC)’를 경영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집 ▲분석 ▲활용성 ▲관리 총 4단계를 통해 통합관리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객의 소리를 전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 분류체계를 일원화하고, 금소법 취지에 맞춰 소비자보호 프로세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삼성카드의 경우 올해 초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고객만족(CS)팀의 ‘소비자보호파트’를 ‘소비자보호팀’으로 격상하고 인원을 충원했다. 소비자보호팀은 소비자보호제도 개선책 마련과 금소법 관련 임직원 교육 등을 담당한다.

롯데카드는 고객패널인 ‘로카(LOCA)패널’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는 일반 고객패널과 함께 60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 외국인 등을 포함한 금융취약계층 대표 고객패널을 추가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시스템을 전면 개편, 대내외 민원과 고객의 소리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운용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도 롯데카드와 마찬가지로 고객패널인 ‘고객의 소리’ 운영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나섰으며, 소비자보호부를 중심으로 각 부서들과 금융소비보호를 위한 활동도 펴고 있다.

이외에도 NH농협카드는 금소법 시행일 이전 전국 영업점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금소법 시행 대비 화상교육’을 실시한 바 있으며, 현대카드는 금소법에 맞춰 대출모집인 등록, 고객 안내 강화 등과 관련한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보험업권, 고객중심경영 강화…부서 신설·임직원 교육 진행

보험업권에서는 타 금융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금소법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간 금융사들 중 민원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보험업계인 만큼 적극적인 소비자 친화 정책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고객중심경영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이전부터 운영하고 있던 온·오프라인 고객패널 규모를 작년 700명에서 올해 800명으로 확대했고, 소비자보호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소비자보호실’로 격상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전국 8개 고객센터에 고객권익보호 담당을 두고 본사에서는 고객권익보호 사전 심의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금소법을 준수하고 완전판매 실천 의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3일 소비자보호 완전판매 공동선포식을 진행했다. 선포식에는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이영종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비롯해 양사 임원 및 본부장 36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모든 임직원 및 설계사를 대상으로 ‘금소법 내재화 과정’을 운영하고, 금소법 판매자격제도를 신설해 소비자 권익 보호를 진행할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15일 뉴소비자시대 소비자보호헌장을 선포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이 참석해 소비자보호헌장 및 완전판매 준수서약을 진행했으며, 매월 3주 차를 소비자중심경영 실천주간으로 정해 전 직원이 참석하는 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소법 시행으로 DLF사태를 비롯해 사모펀드 사태 등 그간 잃어왔던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5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현업 부서들의 어려움이나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지난 2019년부터 일어났던 금융사고로 인해 잃었던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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