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 금융사가 출자했거나 대출을 실행한 일부 기업은 여전히 ESG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고, 내부적인 지배구조 문제도 개선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는 ESG 경영을 전 계열사에 안착시키기 위해 별도 위원회를 새롭게 설립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경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주력 계열사 은행들은 ESG경영 강화를 위해 이번 정기주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했다.
금융지주사의 ESG경영 강화는 최근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방침이다. 이미 ESG경영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경향)으로 꼽힌다. 글로벌 지속가능투자 연합(GSI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약 40조5000억 달러(약 5경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향후 2030년에는 130조 달러(14경69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자신들이 지분 투자한 기업에 ‘기후위험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국내에서도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기업은 ESG경영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됐다.
개선해야 할 부분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은 기업의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자 혹은 대출을 실행해 왔다.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 투자 현황’에에 따르면 2009~2020년 6월 사이 국내 162개 금융기관이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6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민간금융기관이 37조4000억 원(63%)을 차지했다. 삼성금융그룹(삼성화재·삼성생명)의 지원은 총 15조1302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KB금융그룹(6조3521억원), 현대해상(3조7006억원), 농협금융(3조5498억원), 한화(1조8339억원), 교보(1조5447억원), 신한금융(1조1807억원) 순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올해부터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태다.
다만 여전히 ESG경영과 관련해 최하위 점수를 받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금융사 내부 통제 개혁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17년 이후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회장추천위원회에 사외이사 비율을 높이고 관련 내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총 안건 통과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국민연금은 몇해 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이전 보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맞춰 금융지주사 주총에서 입김을 내고 있으나 올해 주총에서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의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다는 특성상 그 대표이사는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며, 이사 연임을 제한하며,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기구와 금융소비자 감독기구를 분리하고, 집단소송법 등의 적용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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