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금융당국이 법정최고금리가 20%로 낮아지면서 타격을 입게 될 대부금융사들에게 ‘당근’을 꺼내들었다. 저신용·고금리 대부업체들의 원가절감 지원을 위해 대부중개수수료를 내리고 우수 대부업자에 대해선 은행으로부터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우수 대부금융을 대상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대부업’ 명칭을 바꿀 수 있게 만든다.

31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부업 제도개선을 통한 서민대출 공급활성화 유도 및 소비자보호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7월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내려가면서 저신용 서민 대상 신용공급 감소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부금융업은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금융환경 변화 등의 요인으로 대출시장 규모가 꾸준히 축소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부업계의 신용대출 잔액은 7조8000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38% 감소했으며, 저신용자 대출은 같은기간 66% 줄어든 1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금융업이 금융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있는 만큼 오히려 ‘파이낸스’, ‘서민금융지원’ 등의 사명을 차용한 불법사금융이 반사이익을 얻는 상황이라고 금융당국은 진단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위법 사실이 없고 저소득층 금융공급에 주력하는 대부업체를 별도 선별해 대부업계에 대한 무분별한 대출 권유는 억제하되, 자금이 필요한 서민에겐 낮은 금리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금융위원회는 대부중개수수료 인하를 통해 저신용·고금리 업권 원가절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현행 500만원 이하 기준 4%(초과는 3%)인 대부중개 수수료 상한을 1%p 인하해 실제 시장의 중개수수료 하락을 유도한다. 

여기에 금융위원회 등록 대부업자 중 ▲법률 준수 ▲서민 신용대출 실적 ▲최고금리 인하 이후 저신용자 대출 유지 등을 준수한 업체를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로 선정, 은행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은행 내규상 거래금지규정 폐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을 통해 5∼6%대로 자금을 조달받고 있는 상황. 금융위는 규제 개선에 따라 일반 대부업체는 최소 1%p, 우수 대부업체는 최대 5%p까지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토스나 핀크 등 핀테크 ‘온라인대출비교플랫폼’에 금융권 외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 대출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관경고’ 또는 ‘영업정지’ 두 가지밖에 없던 제재 단계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총자산한도도 현재 10배에서 12배로 늘릴 예정이다.

우수 대부업체들에게는 기존 대부업자와 구별되는 별도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대부업자는 상호에 반드시 ‘대부’를 포함해야 하는데, 누적된 부정적 이미지로 업권 이미지 쇄신에 장애요소로 작용한다는 업계의 지적이 있었다.  

‘불법사금융과의 전쟁’도 이어간다. 금융위를 비롯한 관계당국들은 범정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한 불법사금융 일제단속을 강화하고,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무료지원도 확대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중개수수료 인하나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 기준 마련 등 구체적인 하위법령 사항들은 올해 하반기 중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라며 “현재 발의된 대부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노력하고, 추가 제도 개선 관련 대부업법 개정안도 조속히 발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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