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노인지원재단은 최근 인공눈물 등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분야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축소시키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관계 당국과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수한 의견서에 따르면, 상당수의 노인들은 백내장 등 눈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특정 질환이 없더라도 눈이 건조하여 인공눈물을 상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보험혜택의 축소로 인해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2018년 복지부가 일회용 인공눈물의 총 용량과 관계없이 농도가 동일하면 같은 약가를 부여하는 급여 상한금액 인하 처분을 취하면서 불거졌다. 제약사들이 일회용 점안제의 용량을 줄이게 되면 소비자들은 더 많은 개수의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어 경제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보건복지부 산하 법인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연구보고서 '전문-일반 동시분류의약품 사후평가: 히알루론산 점안제 중심으로'를 통해 안구건조증에 처방되는 히알루론산 점안액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축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바 있다.
히알루론산 점안액은 비함유 제재 대비 안구건조증 치료에 효과적임을 검증 받고 현재 급여 처방되고 있는 약제다.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운영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해당 점안제를 사후평가의 주요 사례로 삼아 연구를 진행한 의도는 향후 급여 축소 근거 마련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업계에선 지배적이다. 실제 일회용 점안제에 대한 급여가 축소 될 것으로 예상하는 관련 보도가 있은 후, 보험으로 일회용 점안액을 구입하던 많은 노인들이 향후 보험 혜택이 축소되면 의료비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노인회 노인지원재단 측은 의견서를 통해 인공눈물의 용량이 줄어들고, 재사용 방지를 명목으로 뚜껑을 닫을 수 없도록 만들어진 제품이 유통되는 관련 업계 동향에 대해서도 불편을 호소했다. 인공눈물을 한 번에 정확하게 넣기 어려워 버리는 양이 많은 노인들을 위해서는 용량과 포장 방식을 배려한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노인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상당수는 뚜껑을 닫을 수 있는 ‘리캡’ 형태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 ‘그린헬스코리아’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1%가 ‘저용량 리캡형’을 선호한다고 밝힌 반면, 뚜껑을 닫을 수 없는 ‘저용량 논리캡형’을 채택한 응답은 24.3%에 불과했다.
노인지원재단 관계자는 “빠른 고령화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노인 의료비 지출 증가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라는 이유로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분야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줄이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많은 노인들이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기도 한 만큼 노인들의 건강한 삶에 대해 관계당국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