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가수 캐릭터를 두루 담아냈죠”
악뮤는 신보에서 ‘이찬혁이 만들고 이수현이 부르는’ 기존 작업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이찬혁이 수록곡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하되, 밀레니엄·적재·피제이·이현영 등 다른 뮤지션들과도 머리를 맞댔다. 노래는 이찬혁과 이수현, 그리고 피처링 가수 셋이 골고루 나눠 불렀다. 이찬혁은 “앞선 음반에선 주로 악뮤의 이미지를 보여드렸는데, 이번 음반에는 이수현과 이찬혁, 그리고 피처링 아티스트 세 사람의 캐릭터가 각각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면서 “피처링 가수의 목소리까지 상상하면서 노래를 만들다 보니, 곡 스타일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수현은 “오빠(이찬혁)의 보컬 비중이 상당하다”며 “오빠의 다양한 목소리와 창법을 들을 수 있는 음반”이라고 귀띔했다.
△ “‘좋아요’ 100만 번 외쳤어요”
타이틀곡은 아이유가 피처링한 ‘낙하’. 이찬혁이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영감을 받아 쓴 노래로, ‘어떤 시련이 찾아와도 너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녹였다. 이수현은 “이 곡 메시지를 쉽게 전달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누구일까 고민하다가 아이유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찬혁과 아이유는 이미 여러 번 호흡을 맞춰 작업이 수월했다고 한다. 이수현은 “오빠가 깐깐하고 섬세한 편이라 ‘낙하’ 녹음에 며칠이 걸렸다. 그런데 아이유 언니가 녹음할 때는 ‘좋아요’를 그렇게 자주 외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찬혁은 “‘좋아요’를 100만 번 외쳤다”며 웃더니, “피처링한 아티스트가 작업을 즐기기를 바랐다. 그 분들이 해석하고 불러주시는 대로 믿고 맡겼다”고 비화를 설명했다. 이선희와 ‘전쟁터’를 녹음할 땐 ‘좋아요’를 넘어 사랑 고백까지 이어졌다. 이수현은 “선배님(이선희)이 한 소절을 부르실 때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를 외쳤다.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고 떠올렸다.
△ “밑바닥에 있어도 상관 않는 상태, 그게 ‘초월 자유’”
이찬혁은 음반을 꿰뚫는 열쇳말로 ‘초월 자유’를 꼽았다. 이찬혁은 “‘초월 자유’란 내면의 자유, 밑바닥에 있어도 상관하지 않는 상태, 외부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진정한 자유를 향한 악뮤의 갈망은 이전부터 감지됐다. 3집에 실린 노래 ‘프리덤’에서 악뮤는 “옷 없이 걷고 싶어” “집 없이 살고 싶어”라며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는 상태를 꿈꾼다. 이찬혁은 “한때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거대한 포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변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우리 음반을 통해 변화할 계기를 마련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수현도 “해석은 듣는 분들의 마음에 달려있다”며 “‘이렇게 살자’, ‘이렇게 생각해보자’라고 제시하기보다는 그냥 우리들의 이야기로 위로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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