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일부 시중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일시 중단을 진행함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이 시급한 금융소비자들이 혹여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까 우려하면서 기존 대출 재약정이나 한도 증액 등의 여부를 묻는 연락이 크게 증가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일부 가계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먼저 농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신규 부동산담보대출을 한시적으로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용대출을 제외한 대출 상품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당 대출들은 신규 대출은 물론 증액, 재약정까지 막는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9월까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신청고객이 전세대출을 취소할 경우 신규 고객이 신청할 수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예정된 혼란에도 한시적으로 대출 중단을 선언한 것은 대출한도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정상적으로 신규 가계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점 현장에선 고객들의 문의가 잇달았다. 영등포역 인근 시중은행을 방문한 결과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영등포역 인근 은행창구 담당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객들이 방문 후 문의하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전화 문의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지난주 대비 대략 절반 이상의 전화를 더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하지 않은 은행 지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중은행 지점장은 “농협이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정상적으로 가계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불안한지 연락이 오는 빈도가 늘었다”며 “이런 경우 지점 방문시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금융소비자들의 불안을 진화하고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일부 은행의 주담대 한시 중단과 관련해 “매년 금융회사들은 연중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매년초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자체 관리하고 있다”며 “최근 농협은행 등의 주담대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 등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따라서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번 대출 중단 사태를 계기로 ‘패닉 대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가계대출 규제 대비 실수요자들에게 제공되는 대출의 공급량이 계속해서 어긋날 경우 이번 사태는 얼마든지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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