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개감염병은 사람 간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성행위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병원체는 세균과 바이러스, 기생충을 포함해 30여종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제4급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된 성매개감염병은 기존의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생식기사마귀)과 지난해 추가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감염증 등 7종이다.
질병청이 최근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 제14권 제35호 ‘2019-2020년도 국내 성매개감염병 발생 신고 동향’에 따르면, 기존 표본감시 대상 질환인 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의 작년 신고건수는 총 2만6782건으로 전년 대비 16.4% 감소했다. 이 중 연성하감은 2019년 4건 신고됐으며 작년에는 신고된 바 없었다.
또 지난해부터 매독이 전수감시에서 표본감시로 전환되고, HPV 감염증도 새롭게 표본감시 대상에 추가됨에 따라 각각 330건, 1만945건이 신고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임질의 경우 지난해 2199건 발생해 전년(2724건) 대비 19.3%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65.7%, 여성 34.3%였고 연령별로는 20~40대가 전체 81.8%를 차지했다.
클라미디아감염증은 지난해 8960건 발생함에 따라 전년(1만1724건)에 비해 23.6%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 38.9%, 여성 61.1%였고 연령별로는 20~40대가 84.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기단순포진은 지난해 1만759건 신고돼 2019년 1만1616건에 비해 7.4%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 25.2%, 여성 74.8%였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전체 절반 이상인 54.5%를 차지했고, 60세 이상이 21.1%를 차지해 다른 성매개감염병에 비해 노인 환자 보고의 비율이 높았다.
첨규콘딜롬은 지난해 4864건 발생해 전년 대비 18.7%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 63.4%, 여성 36.6%였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82.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번에 표본감시로 전환된 매독의 경우 남성 228건(69.1%), 여성 102건(30.9%) 신고됐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251건(76.1%)으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 발생은 30건(9.1%)이 보고됐다. 병기별로는 1기 매독 191건, 2기 매독 136건, 선천성 매독 3건이 보고됐다.
새롭게 표본감시 대상에 포함된 HPV감염증의 경우 남성 117건(1.1%), 여성 1만828건(98.9%) 등 총 1만945건(98.9%)이 보고됐으며, 연령별로는 20~40대가 66.8%, 60대 이상이 15.1%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지난해 성매개감염병 신고건수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성접촉으로 인한 성매개감염병의 전파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면서 “또 방역업무에 매진한 보건소의 성매개감염병 검사업무 저조 및 표본감시 참여 의료기관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성매개감염병 환자 진료의 저해 상황이 발생했을 수 있으며, 환자들 또한 의료이용을 주저하는 경향이 강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감염내과 전문가도 “성매개감염병은 밀접한 접촉으로 전파가 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접촉이 줄어 환자수가 줄었다기보다는 병원에 방문하는 패턴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성매개감염병은 특히 2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궁 외 임신 등을 초래하거나 태아에 전염시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남성은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앞선 감염내과 전문가는 “닭벼슬 같은 울퉁불퉁한 사마귀, 고름과 같은 분비물, 궤양 등이 생겼다면 정확한 검진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성병을 95% 이상 예방할 수 있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HPV의 경우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첨규콘딜롬이 있는 남성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검사를 함께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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