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의 매출 감소가 약 247조 원(2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 1월 당시 약 71조 원(610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액을 제시했지만 차량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 5월 약 124조 원(1100억 달러)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추정치를 재차 늘렸다"고 설명했다.
차량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이유는 대만의 TSMC와 같은 대형 반도체 제조사가 반도체를 제조하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업체들이 이를 조립·검사하는데, 이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알릭스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Mark Wakefield)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말레이시아 봉쇄 조치 등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반도체 수급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량 반도체는 마진이 적을 뿐만 아니라 실제 생산량을 늘리기까지 9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차량에 많이 쓰이는 반도체가 반도체 제조사들이 기피하는 저사양·저마진의 마이크로컨트롤러라는 점도 반도체 부족 현상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차량 반도체 부족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생산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직격탄을 맞아 지난 9월 판매 실적이 작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웨이크필드 대표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 9월 3일과 7일을 포함해 총 5일간 쏘나타와 싼타페, 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한국GM도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은 이달 1∼15일 휴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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