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은 매년 치열한 순위 경쟁을 보낸다. 최근 2년간 프로축구 K리그1의 순위 경쟁은 역대급으로 치열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물고 물리는 우승 경쟁이 3년 연속 이어지는 추세다. 10위 성남FC부터 12위 광주FC도 승격을 두고 치열한 생존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와 달리 중상위권부터 중하위권 팀들은 시즌 막바지에 딱히 걸린게 없어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편이다. 가끔은 2군급 선수들이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올해 중상위권 팀들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게 생겼다. 4위 팀도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원래 K리그에 배정된 ACL 진출권은 총 4장(2+2)이다. 이 가운데 3장은 K리그 1~3위 팀에 돌아가고, 1장은 FA컵 우승팀에게 배정된다.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에는 ACL 본선 진출권이 주어지고, K리그 2~3위는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각각 돌아가는 방식이다.
4장 중 2장은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이상 승점 70)가 이미 확보했다. 두 팀은 최종 순위에 따라 조별 토너먼트 직행과 플레이오프행이 갈릴 예정이다. 나머지 1장은 FA컵 결승전을 진행 중인 대구FC 또는 전남드래곤즈(2부)의 몫이다.
나머지 한 장을 두고 변수가 발생했다. 파이널B 그룹에 속한 포항 스틸러스의 ACL 우승 여부였다. 만약 포항이 ACL 우승을 한다면 K리그 3위에 돌아가는 출전권이 포항에 넘어가기 때문. 다만 포항이 지난 24일(한국시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게 0대 2로 패배하면서 K리그 3위에 돌아가는 ACL 출전권이 유지됐다.
포항이 준우승에 그친 동시에 대구의 FA컵 결승전으로 인해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대구가 다음달 11일 열리는 FA컵 2차전에서 통해 FA컵 우승을 확정한다면, K리그 순위와 무관하게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다음 시즌 ACL 본선에 출전하게 된다.
대구가 FA컵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리그 3위 팀에게 주어지는 ACL 진출권이 4위 팀에게 양도된다. 대구는 지난 24일 FA컵 결승전 1차전에서 전남에 1대 0 승리를 거뒀다. 대구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라 원래 ACL 출전권이 없는 K리그 4위 경쟁에 시즌 막판 불이 붙게됐다.
현재 4위 경쟁은 사실상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51점)와 수원FC(승점 48점)의 2파전이다. 6위 수원삼성(승점 45점)도 산술적으로는 앞선 두 팀과 승점 동률을 이룰 수는 있지만, 다득점에서 두 팀 모두에 9골이나 뒤져 있어 이를 뒤집는 게 현실적으로 확률이 희박하다.
공교롭게도 오는 27일 제주와 수원FC가 37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제주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최소 4위는 확보하고, 3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 수원FC가 제주를 이기면 다득점에서 앞선 수원FC가 제주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선 채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다만 대구가 리그 3위를 유지한 채 FA컵 우승에 실패하면 4위 팀의 ACL 진출 가능성은 없어진다. FA컵 우승팀에 주어지는 ACL 출전권은 K리그2(2부리그) 팀인 전남의 몫이 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