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트래블룰 시행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거래소 별 코인 입출금이 가능한 가상자산사업자 목록이 공지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화폐)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 거래가 발생할 때 송신인과 수취인의 신원 정보를 파악해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제도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25일 0시부터 트래블룰을 시행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트래블룰 도입 후 가상화폐 거래가 가능한 사업자 목록을 공지한 거래소는 한 곳도 없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25일부터 트래블룰 솔루션을 통해 검증이 완료됐거나 별도 조치로 확인된 가상자산사업자에만 입출금을 지원한다.
이용자들은 25일 이후에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거래소 간 입출금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그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코인 입출금이 가능한 사업자 목록이 공지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공지가 늦어지는 건 솔루션의 연동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두나무의 자회사인 람다256이 개발한 베리파이바스프를, 빗썸·코인원·코빗은 3사의 합작법인 코드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두 솔루션이 연동되지 않으면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은 서로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없다.
양측은 25일 전까지 두 솔루션을 연동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래블룰 적용 시한이 다가오면서 두 솔루션 간 이견을 좁힌 것으로 확인됐다.
코드 관계자는 “베리파이바스프와 솔루션 연동 MOU를 체결했다”면서 “정확히 언제 연동하는지 아직 알 수 없으나 25일이 임박해 연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래블룰 이후 ‘메타마스크’등 개인 지갑의 거래 여부도 거래소마다 달라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업비트는 개인 지갑의 출금 제한을 보류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개인 지갑 거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4일 사전 안내 공지 이후 추가 공지가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트래블룰 시행 후 개인 지갑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빗썸은 개인 지갑 거래를 막은 상태다. 이용자 개인정보 확인이 불가능한 전자지갑 주소라는 판단에서다.
빗썸 관계자는 “서비스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농협과 해당 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빗은 개인 지갑 거래가 가능하다. 지난 11일 오후 8시부터 개인 지갑 주소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트래블룰 시행일인 25일 이후 개인 지갑을 등록할 경우 심사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빗 관계자는 “메타마스크 등 개인 지갑이나 아직 트래블룰 의무가 없는 해외 거래소의 지갑 주소는 사전에 소유자 정보를 등록하면 트래블룰 이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트래블룰이 시행된 후에야 거래할 수 있는 사업자들의 목록이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각 거래소의 방침에 따라 증명된 외부 지갑 또한 거래 여부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타 솔루션과의 연동 등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어 트래블룰이 시행되면 자연스레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트래블룰 시행 전 공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