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신속한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전세 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행동에 나섰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집계된 전세사기 피해자는 1351명이다. 이 가운데 보증금 5000만원 이하의 피해를 입은 사례가 871건으로 전체 피해의 64%를 차지했다.검거한 피의자는 495명으로 보증금 반환의사 능력 없이 전세금을 편취한 사기범이 363명에 육박했다. 나아가 집주인 행세를 한 경우(77명)와 대리인이 위임 범위에서 벗어나 계약한 경우(5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 세입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사기범이 251명(50.7%)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오피스텔 108명, 아파트 79명, 기타 38명, 단독주택 19명 순이었다.
피해자 수와 더불어 피해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1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전세 보증금 반환사고가 1595건 발생하고 사고금액이 3407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사고금액은 2019년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지난해 5790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전세 사기 근절을 선언하며 보증 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을 위협하는 전세 사기를 일벌백계할 것을 지시하며 경찰에 전세 사기 전담반 마련을 요청했다.
이에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세 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전담수사본부는 총괄운영팀, 범죄분석팀, 온라인대응팀, 홍보팀 등 34명으로 구성됐으며 전국 시도경찰청도 수사차장·부장 중심으로 TF(태스크포스)를 투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사기 수법에 대해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이른 시일 내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긴급자금 대출 신설’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곤경에 처한 피해자들이 이주할 자금을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어서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 사기는 개인과 가정이 장기간 모은 목돈을 앗아가는 중범죄”라며 “형량을 늘리는 등 가중처벌하는 입법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