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정비창 부지에 이어 종로 세운지구도 용도·용적률 제한 없이 고밀 복합 개발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세운지구 내에서는 개발을 반대하는 의견이 있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지난 30일 WCS(세계도시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그는 일정 수행 중 마리나원을 방문해 종로 세운지구를 해당 부지처럼 땅의 용도를 구분짓지 않고 유연하게 개발할 뜻을 내비쳤다. 토지이용규제가 전혀 없는 ‘화이트 사이트’ 제도를 포함해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 제정을 정부에 촉구한 것이다.오 시장은 싱가포를 마리나원에 대해 “용도와 지역별로 구획을 해서 개발하는 기존 체계를 유지했다면 지금 보는 것과 같은 미관적으로 우수한 디자인은 절대 구현되기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종로 세운지구 일대에 토지 용도 제한을 푸는 ‘비욘드조닝’을 적용해 고밀 복합 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리나원은 미래 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녹지가 어우러져 있다”며 “이런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도심 기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복합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준공된 마리나원은 연면적 52만㎡ 규모로 주거시설 2개동(1042가구)과 상업시설 2동 등 총 4개 동으로 구성됐다.
다만 개발 추진 이전에 세운지구 내 개발을 반대하는 상인들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대책 마련 없이 이사를 강요할 경우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운상가의 한 상인은 “무작정 공원화를 추진할 경우 기존 상인들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이냐”며 우려를 표했다. 다른 상인도 “이전에 정부가 점포 이전을 제안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곳이었다”며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을 고려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의 개발 추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세운지구를 방문한 오 시장은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해당 부지 개발 계획을 재정비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오 시장이 강조한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 제정 여부도 주목된다. 최근 서울시가 ‘구도심 복합개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법안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와 협력해 서울의 경쟁력 확보와 균형 발전, 각종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도심 복합개발을 실효성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