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이 '의정부 배수로 영웅'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시장은 11일 오후 시장실로 용현동 지역 집중호우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배수로를 뚫은 시민들을 초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사진).
'의정부 배수로 영웅'이라 불리는 이들은 평소 해당 도로 통행이 잦아 빗물받이 위치를 파악하고 있던 인근 교회 목사와 성도들, 지역주민들이다.
이들은 힘을 합쳐 빗물받이에 끼어 있던 오물들을 제거해 주변 시민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김 시장은 "갑작스런 폭우로 행정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인들이 자발적으로 재해 극복에 참여해줘 주변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의정부 배수로 영웅'은 10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네 배수로 뚫어주신 아저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작성자 A씨는 "오늘(9일) 1시간 정도 운동하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밖을 보니 갑자기 물바다가 됐다"며 "1시간도 안 되는 새 물에 잠겨서 근처 상가까지 물이 넘치고 난리가 났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의정부 용현동의 한 도로가 흙탕물로 잠긴 모습이 나왔다. 도로가 침수돼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어졌고, 차들은 바퀴가 물에 잠긴 채 위태로운 모습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바지를 걷은 채 물을 헤치며 걸었다.
이때 중년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배수로로 가더니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어디선가 아저씨가 나와서 쭈그리고 앉아 배수로에서 쓰레기를 마구마구 뽑았다"며 "그랬더니 어느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종량제봉투를 가져와서 옆에서 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배수로를 뚫으니까 10분도 안 돼서 그 많던 물이 다 빠졌다"며 "배수로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가 목격한 남성은 물이 빠진 이후에도 자리를 바로 뜨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아저씨는 끝까지 남아서 물이 다 빠질 때까지 있었다"며 "물이 막히면 다시 뚫는 걸 반복하다가 떠났다"고 했다.
의정부=윤형기 기자 moolga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