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됐지만, 각종 정쟁 이슈로 인해 게임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체부 상대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관련 문체부 대응을 두고 격돌했다.
게임 현안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전무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된 망 사용료 문제와 중국의 판호 규제 문제를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이번 국감은 증인 채택 단계부터 게임 현안 패싱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문체위는 지난달 27일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명단에 올라온 이들은 총 20명으로, 이 중 게임 관련 인물은 ‘김성회의 G식백과’ 유튜버 김성회 씨(참고인)가 유일하다. 강춘자 KLPGT 대표이사,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 김소연 디즈니플러스(디즈니+) 대표 등이 증인으로 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한국 게임 산업계에는 여러 가지 이슈가 산적해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포함해 중국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게임 서비스 운영 점검, 게임 질병코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 ‘엔씨소프트와 리니지2M’ 이용자가 게임 서비스를 놓고 게임사와 갈등을 빚고 소송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유저 소송,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을 둘러싸고 일부 게임사 CEO(최고경영자)가 증인으로 채택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수장들이 국감 증인 명단에 빠지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게임사는 물론 각종 협회나 학회에서도 증인·참고인 채택이 불발되며 일각에서는 게임 현안이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 산업 진흥이나 생태계 관련 논의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야기해 줄 인물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게임 업계 현안이 심도있게 다뤄지지 않아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한국게임학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게임 업계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 세계에 수출하는 효자산업’이라고 찬사를 했지만, 정부는 물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모두 게임을 국감에서 다루기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현재 중국 판호 등 해결되지 않은 게임 산업 관련 현안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제대로 다루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게임 산업이 갖고 있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