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보수기간에 다른 업체와 또 수의계약?”

무주군, 향로산 자연휴양림 보완사업 특정업체 혜택 의혹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14개 시·군 1인 수의계약 체결 현황 분석
14개 시·군 모두 20회 이상 특정업체와 반복계약

기사승인 2022-10-12 12:05:03

전북 무주군이 하자보수 책임기간인데도 기존 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지 않고 다른 업체와 하자보수 수의계약을 체결, 기존 공사 계약업체에게 결과적으로 이득을 보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이하 참여자치연대)가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간 도내 14개 시·군의 1인 수의계약 체결 현황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참여자치연대에 따르면 무주군은 향로산 자연휴양림 공사와 관련해 시설 개선공사와 보완공사 등 동일장소에 연속성 있는 사업으로 추정되는데도 4건의 사업으로 분할,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지방계약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분할 수의계약이 의심되는 정황이다.

실제로 무주군은 향로산 자연휴양림 시설 및 보완사업 관련해 2020년 6월 ‘향로산 자연휴양림 보완사업’을 A업체에 6억 4천만원에, 작년 4월에는 ‘물놀이장 개보수 공사’를 B업체에 1억 3천만원에 각각 발주했다.

이 과정에서 A업체의 하자보수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A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지 않고, B업체와 별도로 하자보수 관련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자치연대가 공개한 실태조사의 주요 내용을 보면, 도내 지자체의 최근 2년간 1천만원 이상 총 계약 대비 수의계약 평균은 54.2%에 달했다. 이는 지방재정 365에서 공시한 전국 평균 31.1%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도내 지자체 중 정읍시와 고창군의 경우 특정업체와 100건 이상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익산시와 정읍시, 김제시, 순창군, 임실군 등이 50건 이상 체결했다.

또한 20회 이상 특정업체와 반복계약한 지자체는 도내 14개 시·군 모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지역사회개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등 주민숙원사업 명목으로 특정업체와 고창군 38건, 순창군 22건, 무주군 17건, 정읍시 14건 등 지자체마다 수십 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정읍시에서는 용역 계약을 하면서 과업 내용과 과업 장소가 중복되는 사업들도 일부 확인됐다.

김제, 장수, 무주군은 타 지역 소재의 특정업체와 2년간 20건 이상 수의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했다.

금액에 상관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한 농공단지 입주업체 직접 생산·제조한 물품계약의 경우, 농공단지 수의계약 건수는 군산시가 189건(102억여원)으로 가장 많았고, 남원시는 177건(100억 2천여만원), 정읍시는 134건(100억 5천만원), 고창군이 104건(143억 6천여만원)순으로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남원시는 안전표지판 관련 총 29건(13억 5천만원)의 물품 수의계약 가운데 26건(9억 5천만원)의 계약을 특정업체와 체결했다.

참여자치연대는 “지자체에서 수의계약을 악용한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사례가 만연하고 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의계약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수의계약 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1인 견적으로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 특정업체에게 계약이 편중되지 않도록 횟수와 금액을 제한하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공공에서 발주하는 계약은 전체 공개를 통해 계약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금액에 관계없이 공개적으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