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분양 급증과 PF우발채무 차환위험 확대로 건설사 신용위험이 커졌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은 장기신용등급이 하향됐다.
30일 NICE신용평가의 주요 건설회사 신용평가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이 A+/Stable(안정적)에서 A+/Negative(부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이외 회사들은 6월말 대비 신용등급이 유지됐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은 PF 우발채무 확대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건설은 미착 사업장의 규모가 크지만 분양경기 저하로 사업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또 부동산 호황기 적극적인 수주정책을 펼쳐 2020년 말 기준 3조6000억원이던 PF 우발채무는 올해 11월 말 기준 6조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NICE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가운데 단기간 내 차입부담 완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태영건설은 주택경기 악화로 대규모 분양 현장(착공 이전)에서 미분양 위험이 커졌다. 또한 하반기 일부 현장에서 PF우발채무가 현실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태영건설의 PF우발채무는 지난 2019년 말 1조8000억원에서 지난 9월 말 3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1조3000억원은 착공이 개시되지 않은 현장 PF차입금으로 우발채무 현실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NICE신용평가는 내년도 건설회사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분양 물량 확대로 건설회사들의 현금흐름이 저하가 예상되고 금융 시장 경색으로 PF우발채무 등 기존 차입금 차환위험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하반기 전국 미분양물량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은 8월 3만3000호, 9월 4만2000호, 10월 4만7000만호 등 물량이 급격히 쌓이고 있다. 또 최근 둔촌주공 등 주요 아파트 단지들의 청약실적 마저 부진해 미분양물량 증가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3년 이후 역전세난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NICE신용평가는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예년 평균 수준을 소폭 상회했으나 전세가격 하락추세인 점을 고려했을 때 역전세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히 오른 금리가 안정화 돼야 주택 가격 하락 추이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됐다.
실제 건설부동산업계 전문가도 내년 시장 회복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잘 될 때는 입지만 좋아도 잘 팔렸는데 지금은 부동산 시장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분양 물량을 줄이고, 전략에 대해 더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인 아파트 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빠르게 회복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무리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나 채무의 구조조정을 우선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