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둔촌주공 계약률…"알권리 침해"

베일에 싸인 둔촌주공 계약률…"알권리 침해"

기사승인 2023-01-20 10:22:33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건설공사 현장.   쿠키뉴스 DB.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 불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의 계약률이 극비에 부쳐지며 주택 수요자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일반분양을 맡은 시공사업단과 재건축 조합이 오는 3월 초까지 정확한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른바 ‘깜깜이’ 계약률로 피해를 보는 예비 당첨자와 주택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재건축조합과 시공단은 정당계약 이후 정확한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공단과 조합은 내달 예정된 예비당첨자들 대상으로 미계약이 발생할 경우 오는 3월 무순위 추첨을 진행할 계획이다. 계약률 공개는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무순위 청약 직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현행법상 비규제지역 민간 아파트는 계약률과 잔여 가구 수 등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건설사들의 미분양 통계는 ‘영업 비밀’로 인정돼 공개는 선택사항이기 때문이다. 현재 아파트의 청약률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공개되지만 청약 이후 계약률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낙인’ 우려에 계약률이 낮거나 시공사나 시행사, 조합이 계약률 공개를 꺼린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둔촌주공 정당계약에서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의 계약률은 약 70%로, 약 1400가구가 미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합과 시공사가 계약률을 극비에 부치며 실제 이보다 더 낮은 계약률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제 계약률이 70%를 기록했다면 조합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계약률이 70%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실제 일부 건설사들은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해 계약률을 허위로 꾸며 분양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이른바 ‘완판’이 되지 않거나 통상 80~90% 이상 계약률을 보이지 않으면 공개를 꺼리는 게 건설업계 관행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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