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챗GPT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가운데, 덩달아 국내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업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챗GPT는 미국 인공지능 개발업체인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지난해 출시한 AI 모델로, 언어에 특화됐다. 일상 대화뿐 아니라 논문 작성과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서도 챗GPT 등장과 함께 교육, 반도체, 보험, 게임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발히 적용되는 추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 관련 테마주 영향으로 뷰노, 루닛, 딥노이드 등 AI 의료기기로 이름을 알린 업체들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뷰노는 주가 1만원으로 머물러 있다 이 달 10일 상한가 1만3880원까지 올랐다가 1만1170원(14일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루닛은 1월부터 최고가 45500원까지 도달했다가 40650원~41900원을 유지하고 있다. 딥노이드도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하며 5250원에서 1만530원까지 뛰었다.
해당 기업들은 CT, X선, MRI 등 영상자료를 수 백, 수 만장을 수집해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환자 영상자료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든다. 의사 진단을 보다 더 빠르게, 정확하게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들 역시 챗GPT로 인한 AI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인지하고 입지 다지기에 한창이다.
뷰노는 지난 7일 인공지능 학회인 AAAI(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는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뷰노 연구팀은 AI 모델이 ‘분포 외 데이터(out-of-distribution data)’를 스스로 탐지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분포 외 데이터란 AI 모델이 기존에 학습하지 않은 데이터를 의미한다. 즉, AI가 스스로 자신이 모르는 데이터를 골라내고 이를 사람에게 알려줘, 자신이 습득할 수 있도록 또는 이로 인한 결과값 오류를 미리 예고한다는 의미이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최근 챗GPT 열풍 등 인공지능에 대한 전세계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세계 최고 권위 학회에서 뷰노의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의료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이 태동기를 넘어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임상 현장에 제품을 적용하고 제품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딥노이드는 의료뿐만 아니라 산업, 교육 등 다방면에서 적용할 수 있는 AI 제품을 내놓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의료 AI 분야와 산업 AI 분야에 걸쳐 지식재산권(특허등록·출원) 100여 개와 식약처 인허가 20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노코드(No code)’ 소프트웨어로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일반인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제품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딥노이드는 2021년 노바티스와 인텔,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AI 상용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중 알리바바가 챗GPT를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협업을 맺은 딥노이드의 향후 개발 방향에 이목이 집중됐다.
딥노이드 최우식 대표는 “의료 및 산업현장에서 시각지능 특허기술을 통해 정교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학습해 딥노이드의 제품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향상된 AI서비스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음성 AI, 의료 데이터 업체 솔트룩스와 셀바스AI, 퍼즐에이아이 관심도 높아졌다. 셀바스AI 경우 지난해 5200원대를 유지했던 주가가 올해 1월부터 증가세가 고공행진해 최고가 1만9180원을 찍고 1만800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셀바스AI와 퍼즐에이아이는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가 환자의 건강기록, 진단 등을 입으로 말하면 자동으로 저장해주는 의료 전문 AI 음성 인식 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다수의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의료기관에서 활발히 도입되는 추세다.
더불어 환자의 생체신호(활력징후)를 기반으로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응급상황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하는 에이아이트릭스의 의료 AI소프트웨어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비급여 적용을 받고 3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의료AI업계 관계자는 “챗GPT로 인해 AI 의료기기 시장이 덩달아 활기를 띄고 있다. 의료AI는 사실 꽤 오랫동안 병원에 존재해왔지만 크게 관심을 일으키진 못했다. 이번 챗GPT로 인공지능이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오며 의료AI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