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강하게 먹고 들어왔다. ‘모가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뛰었다.”
한국전력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현대캐피탈과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25-18 21-25 25-18 25-27 18-16)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임성진이었다. 임성진은 23점(공격성공률 57.58%)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무릎 부상을 달고 경기를 뛰는 타이스가 현대캐피탈의 3인 블로킹에 고전했는데, 임성진이 한국전력의 물꼬를 텄다.
경기가 끝나고 임성진은 “형들이 많이 힘들 것이다. 아무래도 팀에서 내가 젊은 편이라 한 번이라도 더 뛰고, 한 번이라도 더 때리려고 했다. 형들을 돕고자 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에 앞서 기술 부분을 생각하기 보다는 마음을 강하게 먹고 들어섰다. ‘모가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 과감하게 하려다 보니 오히려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에서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임성진이다. 1차전 22점(공격성공률 54.55%)에 이어 2차전에서도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임성진은 플레이오프 활약상에 대해 “타이스가 무릎이 좋지 않다보니 공을 제대로 때릴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님께서 (하)승우형에게 ‘국내 선수를 많이 활용하라’고 하셨다”라면서 “나도 승우형에게 공을 달라고 많이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임성진의 공격을 제어하기 위해 현대캐피탈은 서브를 임성진 쪽을 주로 겨냥해 시도한다.
임성진은 “상대의 서브가 강해도 피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에게 때리라고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라면서 “시작 전에 (허)수봉이형이 나한테 서브를 때리겠다고 예고를 했다. 수봉이형 서브가 공도 강한 데 코스도 다양하다. 받기 까다롭다”고 말했다.
임성진은 프로 무대 입성 후 좋은 공격력을 갖추고 있지만 공격을 자주 시도하지 않아 ‘자신감이 결여돼 있다’는 얘기를 숱하게 들었다.
임성진은 “조금 힘든 상황이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아직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려고 바뀌어나가고 있다. 자신감이 지금은 절반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데뷔 초에는 부끄러움도 타고 소극적이었는데, 이제는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내 눈에는 70% 정도 올라온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득점 후 세리머니를 더 크게 하는 임성진이다.
그는 “솔직히 나도 (세리머니를 크게 하는 게) 쉽지 않다. 부끄럽지만 최대한 하려고 있다. 그런 제스처 하나가 팀의 분위기나,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부분을 팀에서 어린 내가 해야 분위기가 더 살아날 거라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전력은 팀 창단 최초의 플레이오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한국전력은 이날 남자부 최다 관중 3504명이 몰린 가운데 승리를 거둬 감격이 더했다.
임성진은 “관중이 많이 오셔서 경기를 치르니 더욱 재밌게 느껴진다. (팬들이) 소리도 많이 질러주고 응원도 열심히 하니. 긴장도 많이 풀렸다. 많이 보러 오시는 게 우리에겐 좋은 일”이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