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의 재림이다. 젠지e스포츠(젠지)가 T1을 잡고 이변을 썼다.
젠지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T1과의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로 승리했다. 지난해 서머 시즌 T1을 잡고 우승을 차지했던 젠지는 정규리그 1위 T1을 잡고 다시 한 번 리그 최정상에 섰다.
반면 T1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들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17승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젠지를 상대론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전을 포함해 3번 맞붙어 모두 이겼다. 하지만 정작 결실을 거둬야 할 결승전에선 무기력하게 패하며 쓴잔을 들이켰다. 한편 T1은 이날 패배로 결승전 무대 4연패를 기록했다. T1은 지난해 5월 열린 국제대회인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LCK 서머,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세트 T1이 선취점을 뽑은 이후 치열한 수 싸움과 각축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탑에서 ‘쵸비’ 정지훈(젠지·아리)이 ‘제우스’ 최우제(T1·케넨)를 솔로킬 낸 것을 시작으로 젠지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19분 드래곤 전투를 앞두고 승리를 차지하며 분위기를 가져온 젠지는 23분 T1의 기습적인 바론 사냥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25분 드래곤 전투에서 ‘도란 최현준(젠지·그라가스)의 맹활약으로 승리, 3스택을 쌓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들은 29분 전투에서 승리하며 바론을 처치했고, 37분 궁지에 몰려 바론 사냥을 시도하던 T1을 쓸어버리고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도 난전이 벌어지는 가운데서, 젠지가 킬 스코어에서 앞서나가며 웃었다. T1은 잘 성장한 ‘케이틀린-럭스’를 이용해 타워를 철거하며 글로벌 골드에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오브젝트 싸움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했다. 26분 바론 사냥을 시도하던 T1의 진형을 최현준의 그라가스가 와해시키면서 대승, 젠지가 승기를 잡았다. 이후 드래곤 영혼을 차지한 젠지는 저항력을 상실한 T1을 상대로 대거 득점을 올렸고, 37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3세트 T1이 반격했다. 초반은 젠지의 분위기였다. 초반 ‘피넛’ 한왕호(젠지·세주아니)의 갱킹으로 대거 득점했다. 이 과정에서 ‘쵸비’ 정지훈(젠지·리산드라)도 잘 성장했다. 하지만 하단에서 벌인 합류전에서 T1이 득점했고, 이후 ‘구마유시’ 이민형(T1·징크스)이 절묘한 궁극기 활용으로 연달아 킬을 올리면서 T1이 흐름을 잡았다. 위기도 있었지만, 23분 ‘오너’ 문현준(T1·오공)의 바론을 스틸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상대 본진에서 긴 싸움을 벌인 끝에 28분 상대 넥서스를 부셨다.
하지만 T1은 조급함을 버리지 못했다. 탑에서 최우제(사이온)가 솔로킬을 따냈고, 미드에선 문현준(리신)의 갱킹으로 득점하는 등 초반 크게 앞서나갔지만 ‘페이커’ 이상혁(T1·아리)의 연달은 무리한 플레이가 나오면서 경기가 뒤집혔다. 이 과정에서 ‘페이즈’ 김수환(젠지·징크스)이 크게 성장했고, 35분 상대 본진을 초토화시키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잠실=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