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결승 무대 울렁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정규리그 1위 T1이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쳤다.
T1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젠지e스포츠(젠지)와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1대 3으로 패했다.
이로써 T1은 4연속 준우승의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해 스프링 시즌을 전승 우승으로 마무리 한 이들은 5월 열린 국제무대인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중국의 로열 네버 기브업(RNG)에게 2대 3으로 패했다. 서머 시즌엔 젠지에게 0대 3으로 완패,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선 DRX에게 2대 3으로 패하며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T1은 이날 결승전에서도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13명의 전문가 중 12명은 T1의 손쉬운 승리를 점쳤다. T1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17승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KT 롤스터(KT)와 젠지를 연달아 꺾고 결승전에 선착했다. 올 시즌 젠지와 3번 맞붙어 모두 이기기도 했다. 이변이 없는 한 T1이 우승컵을 거머쥘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예상 밖이었다. 1세트와 2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다. 3세트를 가까스로 가져왔지만 4세트 주도권을 잡고도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고민이 깊어질 법한 T1이다. 결승 무대에서의 연이은 실패가 향후 지속적인 족쇄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T1의 ‘벵기’ 배성웅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 시즌 우승 이후에 계속 준우승을 하고 있다. 큰 경기에 임하는 데 있어서 어떤 게 조금 더 필요할지 생각해봐야겠지만, 침착하고 여유 있게 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은 상대가 단단하게 잘 준비해왔다. 일찍 대처를 했으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바뀐 규정 덕에 T1은 젠지와 함께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MSI에 진출한다. 배 감독은 “많은 팬분들이 우리가 강팀이고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4번째 실망을 시켜드려 죄송하다. 당장 한 달 뒤에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가 준비돼있는데, 최대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잠실=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