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10대 운전자가 경찰이 쏜 총에 숨지며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경찰에게 알제리 출신 17세 소년 ‘나엘’이 살해당하자 이를 비판하는 시위가 프랑스 전역으로 번졌다.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는 공공건물 훼손, 방화, 약탈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 포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향해 화염병을 던졌고, 북부 릴에서는 초등학교와 구청이 불에 탔다. 다른 도시에서도 밤새 폭죽이 터지고 길거리에 세워놓은 자동차 등에 방화가 이어졌다.
대형 쇼핑센터가 있는 파리 샤틀레레알에서는 나이키 매장에 누군가 침입해 물건을 훔쳐 갔다. 상점이 즐비한 리볼리가에서도 여러 매장의 창문이 깨졌다.
파리 북부 오베르빌리에에 있는 버스 차고지도 공격받았다. 현장에서는 버스 10여대가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리를 관통하는 대중교통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국토 전역에 경찰과 군경 등 4만명을 배치했다. 수도권에서는 오후 9시부터 버스와 트램 등 일부 대중 교통 운행을 중단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30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날 밤 프랑스 전역에서 66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249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고도 전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위해 전날부터 벨기에 브뤼셀에 머물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긴급 대책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조기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전날 밤 공격을 받은 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화합을 보장하기 위해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며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나엘을 쏜 경찰관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하고 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