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정윤수가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가는 스토리를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윤수의 소속팀 농심 레드포스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정규리그 2라운드 광동 프릭스(광동)와의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1로 승리했다. 최하위였던 농심은 2연승을 질주하며 4승(10패, -13)째를 기록하며 7위를 기록, 플레이오프에 한 걸음 다가섰다.
경기 종료 후 정윤수는 밝은 표정으로 “그동안은 ‘지우’ 정지우가 캐리하고 상체가 버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상체가 괴력을 보여주며 상체 차이로 이겼다”고 팀원을 칭찬했다.
이날 농심이 상대한 광동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최근까지도 젠지e스포츠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점에 유의하며 경기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윤수는 “광동은 라인전도 되고 모든 부분이 다 안정적이다. 우리도 준비 과정에서 똑같이 안정적으로 가며 결정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론 치는 것 등을 과감하게 결정하고 한타도 과감하게 했다. 무엇보다 정지우가 한타에서 꼭 이겨준다고 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정윤수는 “경기에서 특별히 생각나는 장면은 없다”면서도 “‘실비’ 이승복의 동선이 조합에 맞게 잘 짜여져서 유리한 상황이 여럿 발생했다”며 칭찬했다. 이어 “초반에 유리해도 턴을 확실하게 지키며, 유리한 상황에서 보여줄 것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는 “1세트 바텀 라인전이 유리했는데 무리한 다이브를 하다 실수했다. 2세트도 솔킬 등 아쉬운 점이 있었다. 제가 라인전에서 실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농심은 2세트 패배 후 심기일전해 3세트를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2세트 패배 이후 피드백 내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윤수는 “피드백은 밴픽 밖에 안 했다. 감독과 코치님들이 바텀 라인전을 좀 더 단단하게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편한 ‘자야’와 ‘라칸’을 쥐어준 게 승리의 요인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과 코치진이 ‘해야 하는 픽’ 말고도 선수들을 위해 상황에 맞는 유동적인 밴픽을 준비해준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시즌 초에 비해 훨씬 강해진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윤수는 이에 대해 “‘쿼드’ 송수형이 들어오면서 스크림 단계에서 승리의 맛을 봤다. 이는 팀의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지우가 제 플레이스타일에 맞춰주고 킬각을 같이 봐준다. 그래서 바텀의 기량이 오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이날 경기로 7위로 껑충 뛰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보다 가까워졌다. 정윤수는 “플레이오프보다는 잘하는 팀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히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첫 2연승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팀이 이걸 계기로 자신감을 얻을 듯 하다”고 말했다.
농심은 다음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를 만난다. 정윤수는 “한화생명에게는 라인전 단계부터 체급에서 눌리면서 경기가 18분 만에 끝나기도 했다. 한화생명과의 경기에서는 라인전에서 반반만 가고 싶다. 그럼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윤수 역시 여타 선수들과 똑같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두고 있다. 다만 그는 한 가지 소망이 있다. 그는 “지난해 챌린저스 리그에서 함께 우승했던 원년 멤버가 모이면서 함께 LCK 우승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가는 스토리를 써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정윤수는 “바텀 라인전에서 안 좋은 모습 보여서 걱정하실텐데, 한화생명과의 경기에서는 단단한 모습 보이겠다”고 팬들에게 승리의 각오를 밝혔다. 또한 “항상 져왔는데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팬분들에게 보답한거 같아 기분 좋다”며 감사 인사 또한 전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