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하락세 하이브 주가, 넷마블 오버행 우려도 잔존

연일 하락세 하이브 주가, 넷마블 오버행 우려도 잔존

하이브, 상반기 호실적 달성에도 주가는 ‘지지부진’
넷마블의 보유 지분 ‘오버행’ 우려 가능성 영향
대규모 차입금 상환 계획에 “보유한 타 법인 지분 매각 고려된다” 

기사승인 2023-08-23 06:00:14
하이브 본사. 사진=임형택 기자

올해 상반기부터 큰 폭의 주가 상승세를 보인 국내 대표 엔터 대장주 하이브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간다. 이 같은 주가 부진의 배경은 2대 주주인 넷마블의 오버행 우려에 따른 부담으로 추정된다. 단기간 내 차입금 상환 계획을 밝힌 만큼, 보유한 타법인 지분 매각 가능성이 대두된 영향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5% 감소한 23만6000원으로 확인됐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8일 상반기 매출액 1조원 돌파와 함께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부문의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해 호실적을 선보였다. 그런데도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0.91%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한 데 이어 이날까지 13.2% 하락했다.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하이브의 2대 주주 넷마블의 오버행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버행이란 주식 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 물량 주식을 말한다. 쉽게 말해 보유 지분을 대규모로 매도할 수 있는 대기물량을 뜻한다. 통상 장이 마감된 후 거래하는 블록딜(block deal) 방식으로 처리된다. 

하이브 공시를 살펴보면 넷마블은 지난 2분기말 기준 하이브 지분율 18.1%(보통주식 753만813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31.6%)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소유했다. 넷마블의 하이브 지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조7000억원이다.

넷마블의 하이브 지분 매각안이 유력하게 추정되는 이유는 인수금융에 따른 대규모 차입금 만기가 곧 도래해서다. 넷마블은 지난 2021년 글로벌 소셜카지노 3위 게임업체 스핀엑스의 지주회사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 지분 100%를 21억9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넷마블 총자산의 31.48%에 달하는 인수 금액 때문에 1조7786억원을 외화대출로 조달했다. 

그러나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 6월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조달한 외화 차입금을 원화로 차환했다. 인수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47.50원이었으나, 큰 폭의 환율 상승으로 외화 차입금 관련 환산 손실이 증가한 영향이다. 차환한 차입금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다. 상환 만기는 내년 6월까지 연기했다.

다만 상환 만기가 다소 미뤄졌을 뿐 1년 내로 상환해야 하는 단기 차입금 규모는 매우 큰 상황이다. 그러나 넷마블의 재무구조는 불안정하다. 우선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다. 특히 2분기 기준으로 6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대출 여력도 부족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넷마블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도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나신평은 저조한 영업 수익성이 이어지는 점과 현금창출 능력 대비 과도한 차입금 부담을 지적했다. 공모채 발행은 어렵단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기존 외화 차입금을 올해 6월에 원화 대출 차입금으로 차환해 환율 리스크를 줄였고, 내년 6월 이전까지 유의미한 상환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단기간 내 충분한 차입금 상환을 통해 유의미하게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보유한 타법인 지분 매각이나 자회사 배당금 수익 등 다양한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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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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