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7일, 보훈무용예술협회가 주최하는 2023’ 보훈댄스페스티벌의 폐막식이 ‘세월을 가진 춤을 추다’라는 제목으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폐막식 공연은 ‘세월을 가진 춤을 추다’라는 제목으로 그 의미에 맞추어 한국무용의 유수한 중견 무용가들을 초청했다.
초청받은 무용가의 작품 중에서 안병주는 최승희의 작품 ‘세 가지 전통 리듬’을 선보였다.
안병주는 부채춤의 원형인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김백봉부채춤’의 보유자이자 경희대학교 무용학과 학부장으로서 긴 시간 모친이자 대한민국 무용의 거목인 신무용가 고(考)김백봉의 작품을 올곧이 보전하면서 후학들을 양성해온 무용가이다.
‘세월을 가진 춤을 추다’의 공연에서 그녀의 무대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1939년 최승희에 의해 초연된 ‘세 가지 전통 리듬’을 1996년 김백봉이 오마주하면서 몇 번 소개는 됐으나 많은 관객과 만난 알려진 작품은 아니었으므로 새로운 작품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있지만, 특히 이번 공연에서 안병주는 모친인 무용가 김백봉이 타계한 이후의 첫 무대인 만큼 이제부터 그녀만의 색채를 더하는 춤사위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더욱 진하게 내뿜고자 하는 의지를 작품으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날 ‘세 가지 전통 리듬’은 존재감 있는 춤으로 관객들과 만남으로서 역사 깊은 예술의 맥과 그 흐름이 아름답게 계승되었다는 것이 확실히 확인되는 자리가 되었다. 즉, 이제는 무용가 안병주에 의해 김백봉의 춤이 한껏 깊어진 뿌리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 ‘세 가지 전통 리듬’은 진양조, 굿거리, 자진모리로 이어지는 고유의 가락 속에 한국무용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새롭게 체계화하여 해석한 춤으로 잦은 발 디딤새가 여성적이면서 한국적 맵시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앞으로 많은 관객과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
무용가 안병주는 “앞으로 더욱 깊이 있게 김백봉 선생님의 춤을 올곧게 보전함과 동시에 제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무용단 ‘춤이음’을 통해 지금까지처럼 다양한 작품활동으로 소중한 관객분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부채춤의 원형인 ‘김백봉부채춤’도 그 예술적 가치가 끊이지 않고 여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춤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라며 이번 공연의 소회를 전했다.
2023 보훈댄스페스티벌의 폐막식 ‘세월을 가진 춤을 추다’는 긴 세월 오롯이 춤의 길을 걸어온 무용가 최창덕, 채향순, 박은영, 박경랑, 안병주, 김미숙, 정혜진의 깊이 있는 춤사위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귀한 무대가 됐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