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과정에서 94%(530건)가 특별법 제3조 제1항 제1호 ‘다수’와 제4호 ‘기망·사기 의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특별법 제정 당시 다수 피해 발생을 증명하기 어렵고 임대인 사기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특별법에서 제외된 ‘선구제 후구상’ 방안 대안으로 최우선변제금만큼 무이자 장기대출을 하는 대책이 포함됐지만 지난 4개월간 실적은 2건에 불과하다.
경·공매가 완료될 때까지 저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정책은 신청 401건 중 391건이 처리됐다. 신규전세 희망자에게 제공하는 저리 전세대출은 신청 269건 중 83건만 처리됐다.
보증금을 받지 못해 전세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용 불이익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분할상환은 24건, 피해자가 신규주택을 구입하거나 피해주택을 낙찰받을 때 이용할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은 12건, 6건이다.
국토부는 아직도 전국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를 못하고 있는데다 전세사기 피해자 등 결정 신청을 한 피해자만 피해 규모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오섭 의원은 “국토부가 시행하고 있는 전세사기 대책은 ‘빚 내줄테니 미반환 보증금에 대한 손실을 떠안으라’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선구제 후구상 방안을 논의해 피해보증금 전액은 아니더라도 더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