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냄새가 나거나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깨끗하고 안심할 수 있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 정수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매뉴얼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7월 경남 창원시와 경기 수원시의 가정 내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자 시민들의 걱정이 깊어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깔따구 유충 발견 등 11건의 정상적이지 않은 수돗물 공급으로 인해 약 18만세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47건, 80만2371㎥의 비정상적인 수돗물 공급이 있었다. 이로 인해 35만5804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올해는 깔따구 유충 수돗물 공급은 없었지만, 전남 장흥과 함평에서 악취 나는 수돗물이 각각 19만9000㎥, 2만8370㎥ 공급되는 일이 있었다.
깔따구는 모기처럼 생긴 파리과 곤충으로 물속에 알을 낳는다. 흡혈을 통해 바이러스를 옮겨 해를 끼치는 모기와 달리 깔따구는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충이 죽어 가루가 돼 날리면서 호흡기로 흡입되면 알러지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19일 소노캄 제주에서 열린 ‘2023 한국환경생물학회 정기학술대회’의 ‘수생태계 및 정수장에서의 효율적인 소형생물 관리방안’ 세션 발표를 통해 강효정 이화여자대학교 박사는 “깔따구 중에는 극지방이나 아프리카 열대지방 등 극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종도 있다”며 “한 연구에 의하면 오랫동안 건조된 상태로 있던 깔따구에 빗물이 닿으면 다시 부화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부터 많이 발견되기 시작했는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그 이전부터 계속 포착됐다”면서 “국내에서는 수돗물에서 깔따구가 나온 뒤부터 이슈가 됐는데, 그 전에는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던 분야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 중국, 독일에선 꾸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짚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깔따구의 특성 등에 대해 살핀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됐다. 더불어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깔따구 유충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