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오를수록 직격탄…서울 지하철 “운영 차질 우려”

전기요금 오를수록 직격탄…서울 지하철 “운영 차질 우려”

서울 지하철 적자 1조2600억원
서교공 누적적자 17조6808억원
공사 “철도운영기관 혜택 필요”
기재부 “당장 예산 편성 불가능”

기사승인 2023-10-23 06:05:01
시민들이 지하철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전기요금의 인상과 함께 서울 지하철 운영사들의 적자 가능성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 역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운영사들은 나름 자구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질적 부담 완화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23일 현재 업계 일부에서는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두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 철도운영기관인 서울교통공사에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부여해 왔던 한국전력은 “현재도 적자가 심하고 전기를 원가 이하로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할인 혜택은 고려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예산을 편성하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지금 (서울시에) 편성하고 있는 예산도 많고 현재로서는 기재부에서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예산 증액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적자액은 1조2600억원 수준이다. 코로나 이전 시기로 범위를 넓혀도 5년간 연평균 9200억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서울 지하철 중 1호선~8호선, 9호선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 노선을 운영 중인 교통공사 적자는 지난해 기준 당기순손실 6420억원, 누적적자는 17조6808억원을 기록했다. 공사는 일평균 700만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하며 서울시 전체 전기 사용량의 2.92%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전기요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교통공사의 전기사용량 대비 요금납부액 추이 비교 그래프.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이에 공사는 시설비 등에서 사용량을 줄였지만 전기요금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고효율 전동차 도입, 냉방기 효율 운용 등 열차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였지만,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은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289억원(28.28%)이나 증가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전력을 최대한 아끼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올해 수송 인원이 전년 대비 12.8% 증가했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 시설도 늘어나서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전 측에서 철도운영기관 전용 요금제도를 도입해 주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토로했다.

교통공사 뿐만 아니라 서울시 지하철을 운영하는 민간 노선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운영사들은 에너지 절약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자구책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현재 에너지지키미 TF를 구성해 전기 사용 절감 방안을 논의 중이다”며 “이외에도 냉난방기 효율 개선, 안 쓰는 역사 조명 등은 최대한 끄면서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노선을 운영 중인 기업 관계자는 “(지하철 운영 회사의) 전기요금 부담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며 “지하철 운영요금을 쉽게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전기를 대폭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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