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공사 3개 노조 가운데 가장 인원이 많은 민주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진행한다. 함께 노사협상에 참여한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 명순필 위원장은 “우리는 임금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게 아니”라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싸우기 위해 나왔다”고 파업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제 총파업 투쟁을 시작했다. 투쟁에 돌입한 이상 끝까지 동지들 믿고 싸우겠다”고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노조는 전날 사측과의 최종 교섭이 결렬된 데 대해 “서울시와 공사가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 계획을 끝내 거두지 않았다”며 “현장안전인력 공백을 우려해 올해 정년퇴직 인력(276명)이라도 최소한 채용하자는 노조의 제안도 거부해 최종 교섭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정년퇴직하는 인력을 채용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1일부터 현장 안전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채용 절차가 4∼5개월 걸리는 것을 감안해 지금이라도 채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서울시와 공사의 전시성·실적성 인력 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로 인해 시민과 지하철의 안전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고’처럼 상시·지속·안전 업무를 일반직으로부터 분리해 외주화하면 시민과 지하철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출근 시간대를 제외한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만 하루 반 시한부 경고 파업에 나선다. 또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수능 특별수송 후 2차 전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당초 이번 파업에 참여하려 했던 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이날 오전 파업 직전 불참을 선언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제1노조)와 통합노조(제2노조)로 구성된 공사 연합교섭단은 전날 사측과 최종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실무교섭 과정에서는 노조 간에 이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교섭단 투표 끝에 협상 결렬이 선언됐지만 이후 통합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불참을 결정했다. 통합노조가 파업에 불참해도 지하철 운행률이 늘어나는 등의 변동은 없다. 파업 기간 운행률은 이미 사전에 양대 노조와 협정을 맺어 정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공사 측은 “운행률은 파업 전 연합교섭단과 필수유지 협정서로 체결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협정에 따라 출근 시간대(오전 7∼9시)는 100% 운행률을 유지한다. 1∼8호선의 필수유지 운행률은 71.2%,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열차 운행 포함 시 82%다. 출근 시간대를 제외한 평일 운행률은 1∼4호선 평균 65.7%, 5∼8호선 평균 79.8%다.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