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대량의 마약을 태국에서 국내로 밀반입해 강남 클럽 등지에 유통한 대규모 일당이 검거됐다.
강원 평창경찰서(서장 김충우)와 춘천지검 영월지청(지청장 송준구)은 태국에서 몰래 들여온 마약을 강남 클럽 등 전국에 유통한 국내 판매조직의 핵심 조직원 등 총 32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20명은 구속, 12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 대부분 20~30대였고, 운반책 중 10대도 소수 포함돼 있었다.
이들 조직은 2022년 11월부터 7월 말까지 태국에서 국내로 총 30회에 걸쳐 시가 600억 원 상당의 케타민, 코카인 등 마약류 30kg을 항공편으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밀수한 케타민 등 마약류는 국내 유통조직에 넘겨진 뒤 강남 일대 클럽에서 손님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경은 수사과정에서 케타민 3.07kg, 코카인 211g, 필로폰 160g 등 시가 102억 원 상당의 마약류 약 3.4kg(7만 명 동시 투약분)과 마약류 판매대금 현금 3500만 원을 압수하고, 1억7000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 추징 보전했다.
앞서 경찰은 이들 조직원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뒤 검찰과 공조해 지난 7월 중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핵심 조직원 5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이들 조직은 경기 안산지역 선후배 관계로, 태국으로 출국해 총책, 자금책, 모집책, 관리책, 운반책, 판매책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역할에 따른 보수를 받았다. 조직 탈퇴 시 보복 등 행동강령을 만들어 조직원을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마약 판매상에게 대량의 마약류를 저렴하게 매입 후, 고수익 아르바이트 광고로 마약류 운반책을 모집한 뒤 신체 은밀한 부위에 마약을 은닉해 입국하는 방식으로 밀반입하고, 관리책은 마약류를 안전하게 건네받을 때까지 운반책들을 철저히 감시하는 등 치밀한 범행을 이어갔다.
유통 조직원들은 대포폰과 대포차 등을 사용하며 경찰을 피해왔지만, 수십 일에 걸친 경찰의 잠복 수사 끝에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
조상현 영월경찰서 수사과장은 “검경이 수사 초기부터 협의를 통해 대규모 마약 조직을 검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공동 수사계획을 수립해 경찰은 밀수조직원 검거 및 유통조직 추적을 맡아 왔다”고 말했다.
이동헌 영월지청 검사는 “대규모 마약 조직 검거는 수사 초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일망타진하기 어렵기에 검경이 초기 수사부터 협의를 해왔다”면서 “검찰은 즉각적인 증거관계보강 및 범죄집단 법리 검토 등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고 말했다.
검경은 미약 밀수 범죄조직 총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추적 중이고, 태국경찰과 공조수사 및 모니터링 첩보 수집 등을 통해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창=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