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DS단석의 상장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연초 중·소형주 위주의 상장이 진행됐던 가운데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따따블'의 등장으로 내년 공모주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리츠 제외)은 84개사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5개사로 나머지 77개사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73개사가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11개사가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상장사들의 공모규모 합산 수치는 3조598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6조101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최대 흥행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소폭 증가했다.
수요예측 희망공모밴드는 79%인 66개사가 공모가를 초과하거나 상단으로 확정했다. 희망밴드 하단 혹은 미달을 기록한 상장사는 18개사다. 이들 가운데 면역 항암제, 백신, 의료기기 등 바이오 업종이 8개사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특례상장기업에 대한 허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올해 IPO 시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신규 상장사들 중 공모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곳은 총 66개사다. 리츠를 제외하고 공모규모 1000억원 이상에 도달한 기업은 △두산로보틱스(4212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4129억원) △파두(1189억원) △DS단석(1160억원) 등 4개사로 전체의 7%에 불과하다.
이는 연초 케이뱅크와 컬리, 오아시스 등 시장에서 대어로 평가받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3조원대 규모로 주목받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까지 훗날을 기약하며 상장을 연기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이들은 수요예측 부진 사유로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초과하는 등 시중금리가 상승한 점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을 들었다. 앞서 상장을 철회한 대어들도 증시 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기업가치 하락 우려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따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에 성공한 새내기주들이 등장하면서 훈풍을 맞이했다. 지난 6월말 한국거래소의 시행세칙 변경으로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60~400%로 확대되고, 수익률 기준으로는 최대 300% 상승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포문을 연 새내기주는 지난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 케이엔에스다. 상장 당일 공모가 2만3000원 대비 300% 급등한 9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다음 거래일인 8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18.15% 오른 10만8700원을 달성했다. 이후 LS머트리얼즈와 DS단석도 따따블에 성공했다.
이에 곧 다가오는 2024년 IPO 시장이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채비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최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면서 본격적인 IPO 절차에 착수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약 9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내기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한다면 최대 IPO 대어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상장 기업 수는 많지만, 공모 규모는 작았다”며 “내년에는 몸집이 큰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하며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