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1위 현대건설이 11일 만에 만난 2위 흥국생명과 선두 싸움에서 다시 승리하며 독주 체제 시동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방문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0(25-20, 25-20, 25-19)으로 완파했다.
현대건설은 15승 5패 승점 47을 기록하며 흥국생명(15승 4패, 승점 42)과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현대건설은 앞선 1⋅2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 두 경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했으나 지난 20일 인천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3-1로 승리한 데 이어 2023년 마지막 날 열린 라이벌전에서 완승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경기장엔 프로배구 역대 2위 기록인 6170명의 관중이 몰려 1위와 2위 격돌에 대한 관심을 표출했다.관중 대다수는 큰 소리로 흥국생명을 응원했으나 현대건설 선수들은 위축되지 않고 세밀한 플레이를 펼쳤다.
현대건설은 1세트에서 김연경의 ‘높이’를 앞세운 흥국생명 공격을 막아냈다. 간판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12-9에서 상대 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 레이나 도코쿠 공격을 연속으로 블로킹 처리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이다현 역시 1세트에서만 블로킹을 3개나 성공했다.
한번 달아난 현대건설은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1세트 한때 22-13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손쉽게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치열했다. 현대건설은 승부처였던 19-19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 팀이 불안한 수비를 보이자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와 정지윤이 연속 득점하는 등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세트 점수 2-0을 만들었다.
3세트는 세터 싸움에서 갈렸다. 현대건설은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의 현란한 토스로 흥국생명을 무너뜨렸다. 8-11에선 김다인과 양효진이 흥국생명의 허를 찌른 2단 속공을 합작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 옐레나에 의존하는 뻔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현대건설은 15-15에서 정지윤, 모마의 연속 공격으로 점수 차를 벌린 뒤 이다현이 옐레나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모마는 18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정지윤과 양효진은 각각 12득점씩을 올렸다. 이다현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9득점 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공격 성공률 40%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만큼 비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