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선박 공격한 예멘반군 고속단정 격침”

미군 “선박 공격한 예멘반군 고속단정 격침”

가자지구 전쟁 뒤 미군-예멘 반군 간 첫 교전
머스크, 홍해 항로 재개 직후 공격받아…48시간 동안 운항 중단

기사승인 2023-12-31 21:31:44
머스크항저우호 소셜미디어 엑스 계정 캡처.

미군은 31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후티 반군이 본격 개입하기 시작한 이후 미군과 예멘 반군 선박이 직접 교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舊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전 6시30분께 홍해를 지나던 컨테이너선 ‘머스크 항저우호’로부터 후티 반군 소형 고속단정들 공격받는다는 긴급 구조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후티 반군의 선박은 머스크 항저우호에 20m까지 접근해 소형 화기를 쏘며 위협했고 승선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이에 머스크 항저우호 보안팀이 응사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구조 요청을 받은 미군은 항공모함 아이젠하워(CVN 69) 구축함 그레이블리호에 있던 헬기를 출격시켜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 여러 척을 격퇴했다.

중부사령부는 “반군의 선박이 구두 경고를 한 헬기를 향해 발포함에 따라 미 해군 헬기는 자위권 차원에서 응사했다”며 “4척의 반군 선박 중 3척은 침몰시켰고 나머지 한척은 달아났다”고 전했다.

그동안 후티 측은 주로 미사일과 드론 등을 이용해 홍해상의 선박을 공격했고 미군은 예멘 내 미사일 발사 지점을 역추적해 반격해왔다.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소유인 머스크 항저우호는 전날 오후 8시 30분경에도 홍해 남쪽을 지나는 도중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긴급 구조요청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당시 미군은 구축함 그레이블리호와 라분호를 보내 대응했고 예멘 내 후티 장악지역에서 날아온 대함 탄도미사일 두 발을 격추했다.

머스크 측도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이 공격당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선박 공격에 대한 조사를 위해 향후 48시간 동안 홍해 항로 운항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는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달 19일 이스라엘과 관련된 화물선 1척을 나포했으며, 이후 공격 대상을 확대하며 홍해 해상 물류를 거의 마비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후티 반군은 최소 23차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했다. 후티 반군의 거듭된 홍해 위협에 미국은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작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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