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입법위원 선거에서 ‘반중친미’ 기조의 라이칭더 총통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양안관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 등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15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선택 2024, 20억 유권자가 설계할 글로벌 미래 혁신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 결과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구도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과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기술패권 경쟁 구도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2024년 주요 선거결과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위기와 기회 : 과학기술혁신 관점’도 언급됐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재집권하면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안정 △한·미 R&D 국제협력 성과 창출 등이 기회로 꼽혔다. 반면 △미국-대만의 반도체 협력 강화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 시도 △중국 공급망 리스크 고조 등은 위기로 꼽혔다.
미국 민주당 정부에서 주도 중인 ‘첨단기술 패권 다지기’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은 현재 대만, 일본 등에도 반도체 관련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면 중국은 이에 대응책으로 희토류 등 자원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집권하게 되면 어떨까. △첨단반도체 기술 위상 확립 가능성 △우수인재 확보 등 기회가 커진다. 그러나 △우주·항공 분야 국제협력 체계 이탈 △미국 연구개발 협력 리스크 확대 등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도 14일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정해영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 경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안관계 긴장이 유지되고 동북아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일 블룸버그가 대만에서의 무력 충돌 시 한국이 대만 다음으로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인용하며 “공급망 사전점검 및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이번 대만 선거 관련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봤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대만의 경우 집권당이 바뀌지 않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미국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첨단기술 패권 다지기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대만과 미국이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해 위협 수위를 높일 수 있다”면서 “다만 당장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명분도 크지 않고 위험요소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