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을 모두 마친 바둑리그가 오는 30일 미디어데이를 갖고 본격적인 포스트시즌(PS)에 돌입한다. 5월8일 준플레이오프, 11일 플레이오프를 거쳐 5월15일부터 17일까지 챔피언 결정전을 진행해 대망의 우승 팀을 가린다.
4일 자정을 30분 앞둔 오후 11시30분께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시즌 모든 경기가 끝났다. 통합라운드로 진행한 정규시즌 마지막 14라운드 결과 나란히 4-0 완봉승을 거둔 원익과 울산 고려아연이 각각 1⋅2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물가정보가 3위에 오른 가운데 마지막 한 장 남은 준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팀은 직전 라운드까지 4위 수려한 합천과 5위 마한의 심장 영암. 공교롭게도 최종 라운드는 이 두 팀간 맞대결이었다.
승리하는 팀은 무조건 PS 진출, 패하는 팀은 여지없이 탈락하는 단두대 매치는 4국까지 2-2, 에이스 결정전인 5국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펼쳐졌다. 대만 용병 쉬하오훙 9단 대신 주장 안성준 9단을 신임한 마한의 심장 영암과, 안 9단의 출전을 예상하고 1지명 원성진 9단 대신 2지명 한우진 9단 카드를 꺼내든 수려한 합천의 오더부터 기대가 만발했다.
4일 밤 11시30분까지 진행된 마지막 혈투에서 수려한 합천 2지명 한우진 9단이 마한의 심장 영암 주장 안성준 9단의 대마를 잡고 승부를 끝냈다. 최종 스코어 3-2, 귀중한 승점을 따낸 합천이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탔다.
한편 이희성 감독이 이끈 원익은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정규시즌 마지막 라운드마저 퍼펙트 승리로 장식,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다.
원익 주장 박정환 9단, 2지명 이지현 9단이 상대팀 한국물가정보의 중국 용병 당이페이 9단과 한승주 9단을 꺾으면서 2-0으로 앞서갔고, 3⋅4국에 출전한 특급용병 구쯔하오 9단이 강동윤 9단을, 박영훈 9단이 박민규 9단을 제압하면서 4-0 승리, 승점 28점으로 정규시즌 왕좌에 올랐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반등을 노렸던 울산 고려아연은 이미 PS 탈락이 확정된 정관장 천녹을 상대로 4-0 화력쇼를 펼쳤지만 최종 승점 26점, 원익에 승점 2점 뒤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울산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디펜딩 챔피언 킥스는 12승1패로 다승 1위에 오른 신진서 9단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의 승리가 터지지 않으면서 7위에 그쳤다. 지난 대회 우승 팀이 모든 전력을 그대로 보유했음에도 시즌 내내 최하위권에 머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03년 드림리그로 출발한 바둑리그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용병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해 외연을 넓혔다. 우리나라 상위 랭커들은 2001년부터 중국갑조리그에서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다.
8개 팀이 경합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한 팀당 1∼5지명 다섯 명의 선수와 함께 용병을 포함한 후보 선수 1명을 보유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도입했다.
정규시즌을 모두 마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오는 5월8일 수려한 합천-한국물가정보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의 포문을 연다. 이어 플레이오프는 5월11일, 챔피언결정전은 5월15일에 시작되며 최종전까지 갈 경우 5월17일에 대망의 우승팀이 가려진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