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 의사의 국내 진료 허용과 관련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며 소말리아 의대생 사진을 올렸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0일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했다.
임 회장은 이날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말리아 의사 게시글에 대해 “분명히 사과드린다. 생각이 짧았다”며 “의사들 단체 대화방에 올렸던 걸 큰 생각 없이 SNS에 올린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며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 국가 의사고시를 치르지 않고 국외 의사면허만 있어도 국내 진료를 볼 수 있게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자 지난 9일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말리아 20년 만의 의대 졸업식’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커밍 순(Cooming soon)”이라는 글을 적었다. 임 회장은 지난 8일에도 “전세기는 어디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 오나요”라며 지난 3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비꼬기도 했다.
소말리아 의대생 글을 올린 직후 임 회장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한 누리꾼은 “힘들게 사는 나라에서 어렵게 의사가 된 친구들일 텐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의사 커뮤니티에서조차 “그 나라 의대 교육의 질을 따져야지 인종을 차별하거나 나라 자체를 비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임 회장은 글을 삭제한 뒤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고 글을 새로 올렸다.
임 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외국 의사의 국내 진료 허용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헝가리 등 일부 해외 의대는 돈은 있고 지적 능력은 안 되는 사람들이 간다. 이들의 한국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33%가량”이라며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들어온다고 하면 본인 부모의 목숨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선 “의료 현장을 잘 모르니 함부로 말한다. 국민 생명을 얼마나 하찮게 보는지 반증하는 것으로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