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가 부통령 후보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면 헤일리 전 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지만 시작부터 계속된 열세를 한 번도 역전해내지 못하고 지난 3월6일 끝내 후보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사퇴 당시 헤일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전혀 표명하지 않고 “우리 당 안팎에서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트럼프의 몫”이라고 마지막까지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경선을 치르면서 일부 사안에 대해 이견을 보였음에도 대선 국면에서 일단 화해하는 것이 당 차원에서도 이익이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는 헤일리가 대선 자금과 법률 비용 조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두 사람이 표면적으로나마 화해를 하게 된다면, 헤일리를 계속 지지하고 있는 고학력 공화당원들의 표심이 트럼프에게 향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7일 인디애나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20% 넘게 득표했다는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
헤일리 전 대사 입장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화해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헤일리가 트럼프 지지 선언을 끝내 하지 않다가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이 패배하게 된다면, 지지 기반인 보수층의 상당수로부터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헤일리 전 대사가 ‘차차기’ 대선인 2028년에 다시 한 번 대권 도전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공화당 지지층을 지금부터 미리 다져 놓는 편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오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가 임박할 때 러닝메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공화당 유일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 J.D. 밴스 상원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