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젊은층 환자가 늘어나면서 연관된 안질환 발병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새미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는 “최근 젊은층에서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로 인해 내원했다가 망막질환을 발견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고 17일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 같은 대사질환을 앓는 20대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20대 고혈압 환자는 2018년 3만947명에서 2022년 4만300명으로 약 30% 늘어났다. 20대 당뇨병 환자도 같은 기간 2만8888명에서 4만2657명으로, 약 48% 증가했다.
대사질환은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데 이는 고혈압망막병증과 당뇨망막병증의 발병 인자이기도 하다. 고혈압망막병증의 경우 고혈압을 인지하고 관리하는 노년층보다 젊은 환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쉽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젊은 고혈압 환자들 중에선 고혈압인 줄 모르는 상태에서 시력이 떨어진 뒤 내원했다가 고혈압망막병증을 진단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시점부터 1년에 한 번씩 안과에 방문해 주기적으로 검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혈압이 정상 범위로 떨어지면 시력은 다시 좋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식이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도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당뇨망막병증도 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다. 또 망막 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3대 실명질환이기도 하다. 당뇨 병력이 15년 전후인 환자의 약 60~70%에서 나타나며 혈당이 높거나 당뇨 유병 기간이 길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당뇨망막병증 역시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거나 방치하기 쉽다. 한 번 생기면 혈당치가 정상으로 유지되어도 진행은 계속되는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시력 감소, 변시증, 비문증, 광시증 등의 증상을 느낄 정도가 되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 전문의는 “평소 식이조절, 체중 관리 등을 게을리하지 말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 혈당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주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