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인과 샵사이다 등 중국발 패션 브랜드가 한국에서 영역을 넓히며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샵사이다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 팝업스토어를 내며 백화점에까지 진출했다. 당시 매장에 방문한 박민경(29·여)씨는 “가격도 저렴한데 품질도 나쁘지 않아서 자주 이용한다”며 “어플에서만 보고 구매를 고민했던 제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홍콩에서 만들어진 샵사이다는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옷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페미닌한 아이템과 트렌디함을 내세운 스파(SPA)브랜드로, 젊은 여성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옷이나 악세사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던 쉬인도 최근 한국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쉬인을 자주 이용한다는 조모(27·여)씨는 “한국에선 잘 팔지 않는 디자인의 악세사리나, 옷을 싸게 구매하고 싶을 때 쉬인을 이용한다”며 “국내 지하상가보다 옷을 더 싸게 파니 손이 간다”고 덧붙였다.
쉬인과 샵사이다 등 중국 패션 브랜드는 초처가·초고속 전략을 사용한다. 쉬인의 경우 인공지능(AI)으로 최신 패션 트렌드를 파악해 중국 협력사에서 생산하는데, 이 과정을 모두 거치는 기간은 최대 10일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게다가 통상 1년에 54개 정도의 컬랙션을 선보이는 기존 패스트패션과는 다르게 하루에 6000여 개의 신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상품들 평균 가격은 14달러(한화 약1만8000원)이다. 이는 대표적인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 자라보다 낮은 가격이다. 유니클로나 스파오보다도 더 빠르게 회전하는 ‘울트라 패스트패션’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이에 지그재그나 브랜디 등 국내 패션 플랫폼도 긴장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들이 올해 초에 비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회복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패션 시장에서 중국 플랫폼 영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이 계속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여전히 고객 응대 등 서비스 측면이나 품질에 대한 의심 등으로 여전히 국내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며 “무신사 등 입점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편집숍 개념의 채널은 쉬인이나 알리, 샵사이다와 별개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초저가 전략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향후 플랫폼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