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계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기각 결정을 내린 사법부의 뜻을 존중한다며 의정 갈등을 빠르게 매듭짓고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어제(16일)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의대 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사건에 대한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며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사법부의 뜻을 존중해 의료현장의 갈등을 조속히 매듭짓고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 개혁을 위한 사명을 다하겠다”며 “3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의료 공백에도 아직까지 중증·응급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는 큰 차질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전공의, 수험생, 의대 교수 등이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했다. 이로써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최대 1509명 늘리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사실상 확정됐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포함한 대입 시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법원 결정을 바탕으로 4대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추진 동력을 확보한 만큼 의료개혁 추진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의료진 확충에 이어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 등 4대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7년간 증원하지 못한 의대 정원을 이제라도 늘려서 무너져 가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고, 지역 간 격차를 줄여가겠다”며 “지역에서 배출한 의사가 지역의 필수의료 분야에 몸담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향해선 조속히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수련의 질을 높여 나갈 것을 분명히 약속드린다”며 “과도한 수련 시간을 줄여나가고, 수련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지원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