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내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려면 20일까지 복귀해야 했지만 돌아온 전공의는 극소수에 그쳤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1일 오전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복귀가 아주 극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공의 개인이 합리적 이성에 근거해 판단하고 복귀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20일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약 71.2% 수준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7813명으로, 약 63.1% 규모다. 전공의들이 20일 복귀하지 않으면서 내년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가 제한된다. 내년 전문의 시험을 목전에 둔 4년차 전공의 뿐 아니라 1~3년차 전공의들도 마찬가지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은 전공의가 3개월 넘게 결근하면 다음해 전문의 면허 취득이 불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 차관은 “예정된 처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언제 할 건지, 처분 수위를 어떻게 할 건지는 정부에서 검토 중이다. 복귀자와 복귀한 전공의는 분명한 차이를 둬야 하는데 그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우리에게 문의를 하는 전공의들이 있다”며 “이들이 마음 편하게 돌아오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을 원점 재검토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의사단체를 향해선 “의대 증원 이슈가 사실상 일단락됐고, 여러 의료개혁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하는 게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내년도 정원을 포함한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이번 주 승인해 각 대학에 통보하면 대학들은 모집 요강을 발표하게 된다. 이 절차가 5월 말이면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이 의대 2000명 증원 취소 소송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준 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대법관 회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매우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대한민국 공직자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의협은 의료법상 단체이고, 사적 단체가 아닌 공익을 전제로 하는 단체다. 이 단체 대표가 아무 말이나 해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사들의 명예까지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의사 사회 내에서 적절한 조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집단휴진과 관련해선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집단휴진을 검토한다고 발표했고, 오는 24일 모여서 논의할 예정으로 안다”며 “환자와 가족을 생각해 집단행동은 해선 안 된다.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