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훈풍 속 ‘지지부진’ 코스피, 돌파 이슈는 무엇

글로벌 증시 훈풍 속 ‘지지부진’ 코스피, 돌파 이슈는 무엇

미국·유럽·일본 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코스피 지수는 ‘박스권’
코스피 부진에 투자자금도 묶였다…늘어나는 ‘CMA·MMF’
향후 코스피 흐름 결정지을 요소는…“엔비디아 실적발표 주목”

기사승인 2024-05-22 06:00:35
전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표시된 코스피 마감 상황. 연합뉴스

세계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활황을 맞이했으나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코스피의 향방을 결정지을 이벤트로 평가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5% 내린 2724.1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7거래일(5월10일~21일) 동안 2727.63~2724.18선에서 움직이며 0.12% 내린 약보합세로 박스권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864.16에서 2% 내린 846.51로 주저앉아 약세를 나타냈다. 

반대로 세계 주요국 증시는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사상 최고가인 4만3.59를 달성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지난 20일 1만6794.87로 또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일 5308.15까지 올라 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뉴욕 증시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식시장도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다. 유럽에 상장된 대표 종목들을 모아놓은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지난 20일 5074.34까지 오르면서 약 24년 전인 2000년 3월에 기록한 역사적 고점인 5522에 근접한 상태다. 영국과 독일의 대표 주가 지수인 FTSE100과 DAX 지수는 지난 15일 8445.80, 1만8869.36으로 장을 마감해 일제히 신고가를 달성했다. 일본 닛케이 225는 지난 3월 4만888.43으로 역대 최고치 등반에 성공했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가 내달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대감이 증폭됐다. 미국도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미 노동부에서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 전월 대비 0.1%p 감소하며 둔화세를 확인해서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 종료와 엔화 약세, 수출기업 실적 호조 등 반사이익 수혜가 컸다. 

코스피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수 상승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자율에 방점을 찍은 만큼, 참여를 이끌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가 부족하단 지적에 기대는 실망으로 변화됐다. 실제로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지난 3일 대표적 수혜주로 분류된 금융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투자자들은 코스피의 부진에 투자금을 묶어두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84조7806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4% 늘었다. 같은 기간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208조6055억원으로 5.8% 증가했다. CMA와 MMF는 안정적으로 수익금이 나오면서 환금성도 좋아 투자 사용처를 정하지 못한 자금을 모아두는 단기 보관처 역할을 수행한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흐름의 향방을 결정지을 주요 이벤트로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반도체 종목의 주가 흐름도 결정짓는 파급력을 지녔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당 기간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이벤트는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다”며 “코스피 지수의 레벨업이 발생하려면 추가적인 호재의 발생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그런 의미에서 엔비디아 실적발표 이벤트는 반도체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증시 입장에서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서 큰 호재가 발생한다면 단기적으로 업사이드는 충분히 열려있다”면서 “국내 증시 관련 가격 기반 기술적 지표들은 대부분 중립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실적발표일은 한국 시간 기준 오는 23일 새벽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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