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총괄 프로듀서가 1년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수만은 30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국제저작권단체연맹(CISAC) 세계 정기총회에 SM 설립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강단에 올라 자신에 관해 “가수로서 노래와 작사·작곡, 프로듀싱을 하다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가요계를 산업화하고 K팝 장르를 만들어 한국 아이돌 산업을 세계화하는 여정을 거쳤다”고 소개키도 했다. 이날 그는 창작자 패널 ‘문화의 국경을 넘다 : K팝 사례 연구’에서 기조연설자로서 AI의 전도유망한 가치를 역설했다.
투자로 ‘대박’낸 이수만, 제작자 복귀설 ‘솔솔’
앞서 이수만은 지난해 SM 경영권 분쟁 당시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며 5000억원 상당의 이익을 거뒀다. 다만 3년간 경업 금지 조항에 발목 잡혀 해외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개인 자본 10억원으로 20% 지분을 확보한 드론 기업 파블로항공의 기업가치가 1500억원대로 불어난 데 더해 회사 수십곳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개인 사업체 블루밍그레이스를 통해 A2O엔터테인먼트 상표를 출원, K팝 프로듀서로의 복귀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허정보에 기재된 A2O엔터테인먼트의 주 사업 분야가 연예오락업이어서다. 상표 출원을 거쳐 국내 복귀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는 이유다.
A2O엔터 언급 無…“K팝과 AI 기술 접목” 역설만
이수만은 이날 연단에서 최근 행보와 관련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별도의 질의응답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는 AI가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 새로운 매개체로 떠오른 만큼 콘텐츠 창작자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더해 AI가 저작권 침해, 불법 복제 및 배포, 표절 등 창작자 권리를 위협하는 일부 사례를 언급하며 “창작자의 경제 손실이 문화산업 발전 저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과 정책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AI 기술이 K팝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K팝과 AI 접목은 내가 오랫동안 이야기한 컬처(문화)와 테크놀로지(기술)의 융합”이라고 운을 뗀 이수만은 “AI는 아티스트와 전 세계 팬들의 소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SM에 몸 담던 당시 그룹 에스파와 함께 AI 아티스트인 나이비스를 선보였다. 나이비스는 연내 데뷔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날 자리에선 관련 이야기가 아닌 접목론만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수만은 “앞으로 AI 기술은 프로슈머(제작과 소비를 겸하는 소비자)인 팬들과 아티스트의 더 길고 폭넓으며 직접적이고도 전면적인 만남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I 챗봇이 텍스트 생성과 음악 작곡, 이미지 창작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기술 진화에 맞춰 콘텐츠 산업자도 비즈니스 구도를 만들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