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필수 백신 예방 접종률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은 15일(현지시간) 공동 보고서에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DTaP) 등 어린이가 받아야 할 필수 예방접종 3가지를 완료한 세계 아동 비율을 84%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3가지 백신 접종률은 각국의 아동 보건의료 현황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앞서 전 세계가 보건 위기에 빠졌던 2020년부터 2022년 코로나19 당시 세계 각국의 의료 역량이 코로나19 대응에 쏠리면서 아동 필수 접종도 악영향을 받았다.
그 결과 백신 접종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역량이 코로나19 대응에 소진되면서 다른 필수 의료 분야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지난해 5월 WHO는 코로나19에 대한 최고 경계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 세계 각국의 의료 역량 배분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아동 필수 예방 접종률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WHO 등의 평가다.
WHO는 “지난해 3종 백신 접종률 84%는 2019년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심지어 3종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전 세계 아동의 수가 지난해 1450만명으로 오히려 팬데믹 이전의 1280만명보다 늘었다”고 꼬집었다.
이는 팬데믹을 거친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 여건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백신 미접종 아동의 절반 이상이 내전이나 폭력 사태가 빈발하는 국가에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정치·사회적 불안도 백신 접종률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