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행성과학과 우주탐사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주개발에 참여 중인 세계 과학자들이 의견이 한 곳으로 모였다.
‘우리는 왜 행성을 탐사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각국의 우주탐사 현황을 살피고, 기초과학과 기술력의 조화가 우주탐사에서 어떤 시너지를 가져오는지 탐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연주 IBS 기후및지구과학연구단 겸 행성대기그룹CI 단장은 패널들에게 “우주탐사가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랄프 로렌츠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 연구원은 “과학탐구적 관점에서 우주탐사는 지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환경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다”며 “아울러 신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발전에 도움을 주고, 인류의 기원과 같은 근본적 호기심에 대한 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주탐사 비용과 반대급부 논란에 대한 연구자들의 생각도 개진됐다.
김은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달 탐사를 시작할 때 비용 논란이 있었지만, 이는 강에 다리를 처음 놓은 것과 같다”며 “우주탐사 자체가 결국 투자에 대한 수익처럼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요하이 카스피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교수도 “우주탐사에 투자하는 것은 우주에 흩뿌려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러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주탐사가 기후문제 등 지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받았다.
랄프 로렌츠 연구원은 “다른 행성을 연구함으로써 지구의 당면과제에 대한 해답을 얻고, 극한 환경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구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의견을 폈다.
이에 오레그 콜라브레브 러시아 우주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화성과 금성을 탐사하면서 개발한 기술을 당면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데 이용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토론에서는 우주개발 후발주자인 한국의 기술개발 방향성이 다른 분야 실용기술과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요하이 카스피 교수는 “한국과 이스라엘은 방위비 지출이 많으면서 관련 기술을 굉장히 발전시킨 나라”라며 “국방기술이 우주탐사에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국의 저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랄프 로렌츠 연구원은 "많은 국가가 우주탐사에 나서서 처음에는 실패하지만, 한국은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과를 얻은 것은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기술적 역량을 쌓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성과가 금성탐사 프로젝트에서도 도움을 줘서 과학적 진보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IBS는 2026년부터 3년마다 지구 저궤도에 금성 관측용 초소형위성을 쏘아 올려 반사도와 편광률을 조사하는 장기 프로젝트 'CLOVE'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