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을 7.4% 늘렸다. 건전재정 기조 아래에서도 약자 복지에 초점을 맞춘 선별지원에 집중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37차 국무회의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한다”면서 “건전 재정과 협업의 기반 위에서 맞춤형 약자복지 확충 등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올해보다 8조6120억원(7.4%) 늘어난 125조6565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인 3.2%에 비하면 보건복지 분야 예산을 크게 늘린 것이다. 정부의 전체 총지출 중 복지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8.6%에 달한다. 내년 복지부 예산은 △약자복지 강화 △의료개혁 중점 투자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변화 대응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 △바이오헬스 육성 등 5대 중점 투자 방향을 기반으로 편성됐다.
생계급여 11만8000원 인상…건강생활 유지비도 2배 확대
내년도 예산안에는 저소득·취약계층에 대한 약자복지를 확대하려는 윤 정부의 국정 철학이 담겼다. 분야별로 기초생활보장 예산을 올해보다 7399억원(4.1%) 늘린 18조6596억원을 투입한다. 취약계층 지원 예산은 3714억원(7.3%) 증가한 5조4782억원을 편성했다. 저소득·취약계층을 선별지원하는 두 분야에 총 24조1378억원을 쓰는 것이다.
우선 저소득층 최저생활 보장을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고 수준인 6.42% 인상했다. 이에 따라 생계급여가 4인 가구 기준 월 183만4000원에서 195만1000원으로, 11만8000원 올랐다. 생계급여 예산은 올해 7조5411억원에서 9489억원 늘어난 8조4900억원으로 잡았다. 또 자동차 재산 기준 및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을 통해 7만1000명을 신규 지원한다.
의료급여 보장성 강화를 위해 건강생활 유지비를 월 6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2배 확대한다. 부양비 부과율은 15% 또는 30%에서 10%로 인하해 의료급여 대상자를 늘린다. 부양의무자 부양비는 부양의무자가 소득 중 일부를 수급자에게 생활비로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수급자 소득 산정 시 포함해 산정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자활사업 참여자를 3000명 늘린 7만2000명으로 확대하고, 자활근로 단가는 3.7% 올렸다. 자활성공지원금도 신설했다. 탈수급 6개월이 넘으면 50만원, 1년이 경과하면 추가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활사례관리사도 전국에 250명 배치한다.
고독사 예방을 위한 예산으로 66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고독사예방사례관리 예산 10억원은 별도 편성됐다.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청년 고독사 위험군 5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관계 회복도 지원하게 된다. 고독사 예방 전담 사례 관리사 114명도 신규 배치한다.
장애인 맞춤형 보호도 강화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를 2개소 신설하고, 발달장애인 활동지원 대상을 12만4000명에서 13만3000명으로 확대한다. 또 장애인 일자리를 3만1500개에서 3만3500개로 2000개 확대하고 장애인연금도 2.6% 인상해 소득 보장을 강화한다.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도 8개 지역 210명에서 17개 지역 410명으로 늘린다.
전국민 마음건강에 2배 더 투자…마약중독 치료비 지원도 확대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에도 힘쓴다.
우울과 불안을 겪는 국민이 전문 심리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을 8만명에서 16만명으로 2배 확대한다. 정신질환자 주거지원 시범 사업을 통해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층 자살시도자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치료비를 지원하며, 24시간 전문 상담이 가능한 자살예방상담전화(109)를 2곳 확충한다.
아울러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마약류 중독 문제 해결에도 팔을 걷었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비 지원 대상을 기존보다 300명 늘린 800명으로 확대한다.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도 3개소 추가해 63개소로 늘린다.
공공심야약국 지원 대상은 66개소에서 220개소로 3배 이상 확대해 휴일과 야간 의료 공백도 해소한다.
2025년도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올해 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