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마누엘 루코니(25·이탈리아)는 2024~2025시즌 시작을 누구보다 염원하고 있다. OK저축은행 에이스였던 레오(현 현대캐피탈)를 잊을 만한 활약을 보일 준비를 마쳤다.
루코니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4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이탈리아 티네트 프라타 디 포르데노네에서 활약한 루코니의 기량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루코니가 레오의 공백을 잘 메워줄 수 있을지가 올 시즌 최대 과제다.
시작은 좋았다. 루코니는 지난 29일 일본 시즈오카 일본 프로배구 도레이 애로우즈 훈련장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도레이 경기에서 팀이 3-2(22-25, 25-23, 25-17, 25-22, 19-25)로 승리하는데 기여했다.
루코니는 신호진(18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득점자(12득점)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쿼터 장빙롱(중국)이 10득점, 송희채와 박창성이 각각 7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력에 만족감을 드러낸 루코니는 “잘하는 팀과 경기해야 성장할 수 있다. 우리보다 못하거나 비슷한 팀과 경기를 하면 실력 향상이 어렵고, 자만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일본에 와서 좋은 팀과 훈련하게 돼 매우 좋은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항상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팀이든 개인이든 간에 우승이 목표”라며 “공격뿐 아니라 블로킹 등 어려운 상황이 와도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루코니는 OK저축은행에서 선보인 레오의 활약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루코니의 자신감만큼은 레오를 능가할 정도다. 그는 “레오처럼 강력한 스파이커는 아니다. 하지만 레오보다 다양한 옵션을 갖췄다. 팀에 맞는 색깔을 위해서 뭐든지 바꿀 수 있고, 팀이 원하는 대로 따라갈 수 있는 기술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팀을 위해 열심히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봐도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루코니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에도 열의를 보였다.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배구에 공감한 셈이다. 루코니는 “감독님과 추구하는 게 너무 비슷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경기할 때 어떤 걸 해야 할 지 생각하는 게 똑같아서 말이 필요없다는 것”이라며 “다만 더 잘할 수 있는 방향이 뭔지를 알려준다. 감독님은 리시브 전문가이기 때문에 자세를 교정해 주시는 등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응도 곧바로 마쳤다. 루코니는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자세하게 소통하진 못하지만 선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며 “장빙롱이 영어를 해서 장난도 치고 배구 얘기도 한다. 또 강정민과 이재서도 먼저 와서 말을 걸어줘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