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중심지에 자리한 대형 봉토분인 구산동고분군이 100년 만에 가야 멸망기 최고 지배층들의 무덤을 발굴했다.
발굴조사는 구산동고분군의 구조와 성격을 파악해 보존 정비 자료로 활용하고자 일제 강점기 이후 100여년 만에 이뤄졌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이 외부 발굴 전문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발굴해 60% 이상의 발굴 예산을 절감했다. 박물관은 이번 발굴 성과를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발굴 조사는 지난 5월부터 시작해 온전하게 보존된 무덤 석실 구조를 확인했다. 봉분은 직경 14m에 이른다. 봉분 외연에는 봉분을 보호하고자 대형 석재를 이용해 호석을 1m 가량 높이로 쌓아 올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 구조는 묘도와 연도를 갖춘 횡혈식 석실묘로 석실 내부는 천장석까지 완전하게 보존된 상태로 발굴했다.
벽석은 상부에 2매의 판석을 덮은 형태였고 석실 내부는 길이 280cm, 너비 240cm로 석실 벽면 전면에 두껍게 회를 발랐다.
석실 내부는 도굴로 유물이 출토되지 않았지만 봉분의 규모와 축조 방법, 석실의 규모와 구조 등으로 볼 때 당대 최고 귀족층에 해당되는 위계로 볼 수 있다.
석실에 딸린 배장묘에서 인화문토기가 출토돼 7세기 전반 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국시대 분묘 외에도 청동기시대 분묘로 추정되는 시설도 확인돼 주목받았다.
대성동고분 박물관 측은 최근 '삼산공원사업부지 시굴조사(두류문화연구원)'를 통해 사적으로 지정돼 있는 구산동 2호분 사이에 봉분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구산동고분군의 사적 지정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구산동고분군은 금관가야 멸망 이후 지배층 무덤의 이동 양상과 구조를 잘 보여준 유적으로 앞으로 대성동고분군과 함께 김해를 대표하는 유산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발굴 성과를 토대로 구산동고분군의 정비보존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