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게시판에 “(환자들이) 응급실을 돌다 죽어도 감흥 없다” 등 발언이 잇따라 올라오며 논란이 인 가운데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들만 가입 가능한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국민들이 더 죽어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게시됐다고 한다”며 “일부 의사 또는 의대생들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의사·의대생임을 인증해야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시민들을 향한 비난성 발언이 올라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게시판에서 한 의대생은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이라며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임”이라고 적었다. 다른 의대생은 “죽음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고, 의사에게 진료 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여럿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환자 곁을 지키고 계신 의료진의 노고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선배·동료 의사들께서 일부 의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청은 복지부 수사 의뢰에 따라, 진료 현장에서 근무 중이거나 근무 예정인 동료 의사 명단을 공개해 진료 복귀를 방해하고, 모욕·협박한 혐의로 총 45명을 조사해 3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 국내 의사 커뮤니티 외에도 해외 사이트에 ‘응급실 근무 의사 신상’을 공개한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2명을 특정해 수사 중이며, 다른 관련자 3명에 대해선 스토킹처벌법 위반·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정 실장은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진료에 임하고 있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악의적으로 배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단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진료에 종사 중인 의사 명단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 행위”라며 “정부는 범부처 협력을 강화해 중한 행위자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6일 국회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여야와 의료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참여해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는 협의체 구성 필요성에 대해 이미 적극 공감한 바 있다”며 “의료계에서도 협의체 제안에 조속히 화답해 대화의 자리에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