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국가 전체 배출량의 4%를 넘어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잠정 집계한 농축수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500만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4.01%를 차지했다.
정부가 수립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기준년도인 2018년 대비 농축수산 부문을 제외한 전환, 산업, 건물, 수송, 폐기물 등 5개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농축수산 부문만 유일하게 배출량이 늘었다.
정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통해 2030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하며 국제사회에 약속한 목표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에너지·건물·수송 등 총 6개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 2420만톤(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2018년 7억 2500만톤 대비 약 13.9%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전환 부문이 2억 6840만톤에서 2억 40만톤으로 최고 25.3% 감소했고, 건물 부문이 5210만톤에서 4420만톤으로 15.3% 감소, 폐기물 부문이 1740만톤에서 1560만톤으로 10.2% 감소, 산업 부문이 2억 6080만톤에서 2억 3890만톤으로 8.4% 감소, 수송 부문은 9620만톤에서 9490만톤으로 1.3% 감소했다.
이에 반해 농축수산 부문은 같은 기간 2470만톤에서 2500만톤으로 약 1.5% 늘며 6개 부문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가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농축산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도 2018년 3.4%에서 4.0%로 크게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2500만톤은 정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의 2023년 배출량 목표치 2290만톤을 9.2% 초과한 수치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농축수산 부문에서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데는 농축수산 부문에서 탄소중립 정책 추진이 부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 농축수산 부문의 경우 탄소중립을 위한 가축분뇨처리시설 지원, 친환경농업 기술 보급, 저탄소 농업기반 구축 등의 사업 추진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농축수산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주요 수단 중 하나인 가축분뇨처리지원 사업 예산의 경우, 2021년 1103억원에서 올해는 723억원으로 34.5%나 감소했고, 2021년부터 신규로 추진한 저탄소농림축산식품기반구축 사업 예산도 올해 기준 62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농업분야 탄소저감의 주요한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는 친환경농업 활성화도 친환경 인증면적과 농가수가 매년 큰 폭으로 줄면서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원택 의원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데 농축수산 부문만 증가했는데도 기후위기 문제에 가장 절실하게 대응해야 농축수산 부문이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 있어 거의 손을 놓고 있다”면서 “농축수산 부문이 탄소중립 추진에 앞장설 수 있도록 가축분뇨처리지원사업과 친환경농업 활성화 등에 대한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